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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6일 침몰한 세월호 조타실에서 선원들이 해양경찰의 안내를 받으며 비교적 손쉽게 탈출하고 있다. 해경이 선장·선원의 '1호 탈출'을 방조했다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 /목포해경 |
22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6일 세월호 침몰 현장에 제일 먼저 도착한 경비정은 목포해경 소속 123정(100t급)이다.
해경 123정은 이날 오전 8시 58분 상황실로부터 출동 명령을 받고 당시 위치에서 30km 떨어진 사고현장에 오전 9시 30분 도착했다.
123정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세월호는 이미 왼쪽으로 50∼60도 기울어진 상태였다.
선원들은 오전 9시 38분 세월호와 진도 연안해상교통관제센터(VTS) 간의 마지막 교신 직후 선박 조타실에서 탈출을 시작했다. 오전 9시 28분 '선실이 안전하다'고 선내 방송을 한 지 10분만의 일이다.
5층 조타실 왼쪽 옆 갑판이 물에 닿을 정도로 배가 기울었기 때문에 선원들은 물에 뛰어들지 않고도 세월호 좌현에 밀착한 123정에 옮겨 탈 수 있었다.
선원들은 조타실 바로 옆에 25인승 구명뗏목(구명벌) 14척이 있었지만 이마저도 작동시키지 않고 서둘러 123정에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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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에서 구조된 승객을 태우고 팽목항에 도착한 구조선에서 이준석 선장(사진 맨 왼쪽)모습이 뉴스와이 영상에 포착됐다. 영상을 확인한 결과 이 선장은 지난 16일 오전 11시 16분께 물에 젖지 않은 상의 차림으로 함께 빠져나온 3명의 선원들과 구조선에서 내렸다. 환자가 대기하던 매표소로 자리를 옮긴 이 선장은 바지를 벗고 뒤늦게 담요를 받았다. 하의는 젖었던 것으로 보인다. 젖은 옷을 갈아입고도 체온을 유지하지 못해 담요로 전신을 덮고 온수 팩까지 끌어안아야 했던 다른 구조자들과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선원법에는 선장은 승객이 모두 내릴 때까지 배에 남아야 하며 위급 상황에서는 필요한 조치를 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해경 123정은 오전 9시 50분 이준석(69) 선장 등 선원 10명과 일반승객 등 총 80명을 구조, 1차 구조작업을 마치고 10시 10분 구조자 중 57명을 진도군청 급수선에 인계했다.
당시 급수선에 탔던 진도군청의 한 관계자는 "당시에는 몰랐는데 나중에 뉴스를 보고 우리 배에 선장이 탄 줄 알았다"며 "선원 중 1명이 '선원은 모두 10명'이라고 말해 선원인줄 만 알았지 그가 선장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선원 10명은 오전 11시께 진도군 팽목항에 도착했다. 다른 선박에 구조된 선원까지 합치면 선장·항해사·기관사·조타수 등 이른바 선박직 선원 15명은 전원 생존했다.
선장 이씨는 팽목항 도착 후에도 선장 신분을 숨긴 채 진도한국병원으로 옮겨져 물리치료실 온돌침대에 누워 물에 젖은 지폐를 말리며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해경의 뒤늦은 호출을 받고 오후 5시 40분이 돼서야 구조 지원을 위해 현장 지휘함인 해경 3009함에 승선했다. 침몰 초기 승객을 구조할 수 있는 결정적인 시간인 '골든타임'을 허비한 뒤였다.
이씨는 수중 수색에 나서는 잠수사에게 선박 구조를 설명하며 뒤늦게 구조 지원활동에 참여했지만 이후 더 이상의 생존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