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 세모그룹 유병언 전 회장이 얼굴 없는 사진작가 아해와 동일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병언 전 회장 일가가 ㈜아이원아이홀딩스를 지주사로 내세워 거느리고 있는 계열사 명단에 ㈜아해가 올라가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청해진해운의 최대 주주인 ㈜천해지는 2012년 국제사진전을 주관하는 '아해프레스 프랑스'와 사진예술작품을 파는 '헤마토센트릭라이프연구소'(이하 헤마토)에 각각 14억원, 12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드러냈다. 

우리나라 외 미국 뉴욕과 프랑스 파리 등에서 지사를 운영하고 있는 아해프레스 프랑스는 유병언 전 회장의 차남 혁기(42)씨가 대표로, 사진작가 아해로 활동하는 유병언 전 회장의 작품 활동을 홍보하고 작품을 전시·판매하는 일을 맡고 있다. 

㈜천해지는 지난해엔 아해프레스 프랑스를 상대로 19억원 어치의 매입거래를 하기도 했다. 매입한 물품이 무엇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사진작가 아해로 활동 중인 유병언 전 회장의 사진작품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유병언 전 회장의 장남 대균(44)씨가 최대주주(32.0%)로 있는 건강식품 판매회사 ㈜다판다도 2012년 헤마토에서 3억원 어치의 전시작품 등을 구입하기도 했다. 이들 작품이 모두 아해의 작품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헤마토는 자체 영문 사이트에서 아해의 사진 전시회와 아해프레스 홈페이지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이외에 유씨 일가가 소유한 지주사 (주)아이원아이홀딩스의 계열사 중 하나인 ㈜아해도 아해프레스 프랑스와 헤마토 지분을 각각 10.2%, 14.7% 보유하고 있다.

세모그룹 유병언 전 회장은 과거 오대양 사건 당시 사기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그 이후 종적이 묘연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통해 해외에서 주로 활동하는 얼굴 없는 사진작가 아해가 바로 유병언 전 회장인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 '청해진해운 실소유주' 세모그룹 유병언 전 회장, 사진작가 아해와 동일인물인 것으로 드러나. /사진작가 아해 홈페이지 캡처

사진작가 아해는 미국에서 사업가로 활동 중이며 1941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나 광복 후 한국으로 돌아와 20세부터 그림, 조각 등 예술 활동을 펼쳤다. 아해는 활발한 활동에도 자신의 실명과 얼굴을 숨기고 있어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사진작가 아해가 운영하는 아해프레스는 2012년 5월 21일 프랑스 생 니콜라 쿠르베피 마을 경매를 통해 마을을 52만 유로(약 7억 7,000만 원)에 최종 낙찰 받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는 유기종업과 자연보호 활동 기업을 세워 환경운동에도 나서고 있다. 사진작가 아해가 운영하는 기업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벤더농장 등 모두 123개 농장을 운영 중이며 1,000개가 넘는 특허와 상표를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세모그룹 유병언 전 회장 일가족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가치는 2400억 원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해진해운에 대한 광범위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검경 합동수사본부와 인천지검은 유병언 전 회장과 두 아들, 회사 관계자 등 30여 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