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세월호 참사를 악용한 정치공세가 잇따르고 있다.

정치공세는 주로 상대 경선 후보가 술판을 벌여 세월호 참사의 애도 분위기를 해치고 있다거나 선거운동 중단기간에 은밀하게 물밑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는 식이다.

지난 18일 부산지역 언론사에는 '세월호 참사로 전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는데 남구지역 광역의원 선거에 출마한 A 예비후보가 술판을 벌였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그러나 이 제보는 확인결과 A후보가 지역구를 돌아다니다가 한 미장원에서 자신을 알아본 지인이 부른 술자리에 잠시 동석, 건네준 막걸리를 받아 마신 것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 '술판'과는 다소 거리가 먼 것이었다.

경기도의 한 자치단체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당일인 지난 16일 시장 예비후보 B씨가 선거운동차 방문한 지인의 술집에서 술판을 벌였다는 글이 SNS를 통해 확산됐다.

이 글의 게시자는 B후보가 사과나 입장 표명 없이 일반적으로 댓글을 삭제했다고도 주장했다.

B후보는 당시 해당 주점의 개업과 업주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에 잠시 함께한 것으로 알려져 '술판'으로 확대 해석하는데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충북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C후보는 23일 누군가가 전화번호를 도용해 자신을 음해하는 문자 메시지를 유권자에게 발송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C후보 측은 "누군가가 우리 측 전화번호를 도용해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는 내용을 곁들여 문자를 보낸 것으로 추측된다"며 "이 문자를 받은 시민이 항의하자 협박까지 하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미뤄 우리 측을 음해하려는 행위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선거운동 중단을 놓고도 경쟁 후보 간에 신경전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여야가 세월호 참사로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했지만 인맥을 동원한 물밑 선거운동이 은밀하게 이뤄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경남 진주에서는 부활절인 지난 20일 한 진주시장 예비후보가 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한 것을 두고 경쟁후보 측에서 선거운동의 하나라고주장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경쟁후보 측은 "진주시장 예비후보들이 한 명도 참석하지 않은 상황에서 부활절행사에 홀로 참석한 것은 명백한 선거운동을 위한 참석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며 상대 후보를 비난했다.

부산시장 새누리당 경선에서는 선거운동이 중단되자 캠프마다 표면적인 선거운동은 하지 못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통한 물밑 선거운동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후보 측은 개인 인맥을 가동, 대의원들과 접촉을 늘리거나 전화로 지지를 당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각 캠프는 상대방이 선거운동 금지 지침을 위반하고 있다고 서로 손가락질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