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오후 안산 올림픽기념관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있다. /특별취재반
학교안전사고예방·보상법 의결
7월18일 '학생안전' 기념일 추진
분야별 취약시설 정밀 점검 착수
'관료 낙하산 금지법' 발의 예정
야당 지도부 임시분향소 조문도

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23일 세월호 침몰사고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교사와 학생들에 대한 추모행렬에 동참했다.

또 제2의 피해를 막기 위해 안전사고 위험이 있는 시설물에 대한 총체적 점검과 법안 개정작업 등에 들어갔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는 세간의 비난 속에서 이번에야 말로 땜질식으로 끝나서는 안된다는 강한 질책이 이어지고 있어 국가 안전에 대한 '대수술'이 어디까지 이뤄질지 관심이다.

■ '7·18 학생안전의 날 지정법' 교문위소위 통과

정치권의 추모 행렬이 이어진 가운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이날 법안소위를 열어 학생이 참여하는 단체 활동에 앞서 안전대책 마련을 의무화하는 '학교 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새누리당 김희정·새정치민주연합 김상희(부천소사) 의원이 각각 발의한 개정안은 수학여행, 수련활동과 같은 체험 위주의 교육을 할 경우 학교장이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위탁기관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배상책임보험 가입 여부를 포함한 관리실태를 확인토록 했다.

이날 위원회 대안으로 통과된 개정안에는 지난해 태안 사설 해병대 캠프 사고 발생일(7월 18일)을 '학생안전의 날'(가칭)로 지정, 국가기념일로 추진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앞서 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이번 참사에 대한 예산문제에 대한 보고를 갖고, 세월호 사고 피해자에 대한 재정지원 등이 수습대책 확정 이전이라도 선집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정부, 철도·항공·선박 등 시설물 안전점검 착수, 필요시 암행단속도

국무조정실은 '안전혁신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한 첫 조치로 안전사고 위험이 있는 각종 시설물에 대한 안전점검에 착수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시설물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21일 총체적 안전점검 실시 지시와 정홍원 국무총리의 22일 취약분야별 정밀안전점검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점검 대상은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따른 교통·에너지 등 국가기반시설 및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각종 시설물, 철도·항공 등 교통수단, 에너지·유해 화학물질 사업장 등이다.

■ '해양마피아 등 관료 낙하산 방지법' 추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해양수산부, 해수부 산하단체, 해운업계가 유착한 '해양 마피아(해피아)' 논란에 대한 부실·비리를 부추길 소지가 큰 '관료 낙하산'을 금지하는 법안 마련도 추진된다.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이 대표발의할 예정인 개정안은 현재 사기업, 법무법인 등으로 한정된 공직자의 퇴직 후 취업제한 대상을 공직유관단체(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출자·출연·보조를 받는 기관·단체 및 정부나 지자체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기관·단체)로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다.

▲ 김한길·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23일 오후 안산 올림픽기념관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무거운 표정으로 나가고 있다. /특별취재반
■ 희생자 임시분향소 조문 행렬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등 당 지도부는 세월호 침몰사고 8일째인 이날 오후 희생된 안산 단원고 교사와 학생들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된 임시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안 공동대표의 비서실장인 문병호 의원은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지 못한 데 대해 정치인으로서 반성하고 유가족의 슬픔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뜻"이라고 밝혔다.

정식 분향소가 설치되면 조문키로 한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날 조문행렬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세월호 대책 특위 위원장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기성세대로서 이러한 참사를 막지 못한 데 책임을 느낀다"며 "유가족들에게 죄송한 마음과 함께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국무총리실은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하고자 내부에서 성금을 모은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이같은 자발적 모금이 공직사회 전체로 확산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종·김순기·송수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