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로 학생 등 수백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소식을 TV나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접하고 정서적으로 불안감에 떠는 청소년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세월호 사고 이후 어른들도 집단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지만 정신적 충격에 취약한 아동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인천시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승연 과장은 최근 자신을 찾아온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외래 진료 환자 가운데 세월호 사고로 인한 정신적 불안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 과장은 "최근까지 안정적으로 지내다 세월호 사고 소식을 접하고 증상이 악화된 분들이 꽤 있다"며 "기사가 나올 때마다 자신의 일같이 생각하면서 정서적인 불안을 호소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아동복지 분야 권위자인 정익중(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어른들에게도 느껴지는 이 같은 정신적 충격에 아이들은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이들은 사고 대상자가 자신과 같은 나이대라는 동질감을 느끼면서, 스마트폰과 인터넷 등을 통해 세월호 사고 소식을 접하면서 정신적 충격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세월호 사고 소식에 자기 아이도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특히 방임아동에게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돌봄을 받는 아이는 부모가 사고와 관련돼 많은 이야기를 해줄 수 있지만 방임되는 아이들은 그렇지 못하다" 지적했다.

정 교수는 또 "지역 내 많은 학생이 숨지거나 실종된 안산 지역의 경우 특히 심각할 것이다. 인력을 총동원해 주민들이 상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