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구조요청을 하던 시각이 진도 연안해상교통관제센터(이하 진도VTS) 관제사들의 근무교대 시간대로 밝혀지면서 근무태만 등으로 '사각지대'가 생겼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진도VTS의 근무교대 시간은 오전 9시이며, 관제사 12명이 4명씩 24시간 3교대로 근무를 하고 있다.

사고해역을 관할하는 진도VTS는 해경 규정에 따라 오전 9시 근무하기 전 15~30분 동안 전 근무자가 다음 근무자에게 해상교통상황과 선박관제현황을 인수인계하는 합동근무를 하도록 돼 있다.

사고 당일 세월호가 제주VTS에 구조를 요청한 시각은 오전 8시 55분, 진도VTS가 서해해양경찰청 신고를 받고 세월호와 교신을 시작한 시각은 오전 9시 6분이다.

진도 VTS는 침몰 직전인 세월호와의 첫 교신에 11분이나 소요돼 구조활동을 할 수 있는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던 11분 동안 진도VTS에서 근무 교대가 이뤄지고 있을 시점이다. 당시 근무 상황에 대해 서해해경청 관계자는 "사고 당일 오전 8시 45분부터 전 근무자 4명과 다음 근무자 4명이 함께 규정대로 근무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월호는 이날 오전 7시7분 진도VTS의 관제구역에 들어서면서 해사안전법에 따라 해야할 진입 보고를 하지 않았고, 진도VTS는 침몰 직전 급선회 등의 이상징후를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해경의 해명대로라면 다음 근무자까지 포함된 관제사 8명이 관제를 하고도 세월호 모니터링을 못한 것이다.

이에 대해 서해해경청 관계자는 "당시 모니터상에는 약 160척의 선박이 관제구역 안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관제구역이 3천800㎢에 달하는 진도VTS에서 모든 선박의 항적을 실시간 추적하며 관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인천항의 한 도선사는 "VTS는 관제권 안에 들어오는 모든 선박에 대해 서있다거나 이상한 움직임이 나타나면 해당 선박에 연락해 무슨 일이 있는 지 확인하는 게 정상"이라며 "이상 징후를 식별하지 못했다면 모니터링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