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희생자인 고(故) 박지영씨의 후배인 수원 과학대학교 봉사단이 23일 오후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설거지 봉사를 하고 있다. /특별취재반
수원과학대 학생들 진도로
실종자 가족위해 봉사활동
"선배가 너무 고맙다" 울먹
명예졸업장 이어 모금운동

"아이들을 위해 목숨을 버리겠다는 결정이 쉽지 않았을 박 선배, 선배의 정신을 본받아 남은 학생과 가족들을 돕겠습니다."

죽음의 문턱에서 학생들을 지키기 위해 구명조끼도 입지 않은채 희생한 세월호 승무원 故박지영(22·여)씨. 그는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희생 정신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돼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

23일 오후 3시께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있는 진도실내체육관에는 대학생들로 보이는 청년 10여명이 실종자 가족들을 찾아다니며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들은 박씨의 후배들인 수원과학대학교 학생들로, 박씨가 수원과학대 산업경영학과 휴학생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곳 진도를 찾아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김유리(26·여) 총학생회 부회장은 "언론을 통해 의로운 승무원이 우리 학교 선배인 것을 알았다"며 "무엇을 도울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실종된 학생들과 가족들을 돕고자 왔다"고 말했다.

또다른 학생은 "박 선배는 학교에서도 항상 명랑했던 사람으로 기억된다"며 "선장도 그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나몰라라 하며 배에서 탈출했다는데, 박 선배는 어린 학생들과 자신의 목숨을 바꿨고 희생정신이 더욱 고맙고 감사하다"며 울먹였다.

이들은 지난 22일부터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실종자 가족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같은 날 인천 인하대병원에서 진행된 박씨의 발인식에 참석했던 총학생회 회장 등 다른 학생들도 진도로 내려와 봉사활동에 동참했다.

학생들과 학교측은 박씨의 죽음이 세상에 알려진 후 범학생 모금운동을 통해 현재 900여만원을 모았고, 이번 주말까지 모은 성금을 가족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한편 수원과학대측은 "끝까지 자신의 직무를 다하고 희생한 박씨를 기려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고 추모비를 세우거나 고인의 이름을 딴 장학금 개설 등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