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침몰. 23일 오후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가 늘어난 만큼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을 떠난 실종자 가족들도 늘어 체육관 곳곳이 비어 있다. /특별취재반
생환 대신 줄잇는 시신수습
사고발생 8일째 진도체육관
빈자리 만큼 희생자수 늘어

'선내 에어포켓 확인안돼' 등
절망적 소식에 원망만 쌓여

"오늘도 떠나네요. 우리 아이 소식은 언제쯤…."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해 구조팀의 수색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생환' 소식은 전무, 실종자 가족의 마음만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또 사망자수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던 실종자 수가 사망자 수보다 적어지면서 기적을 바라는 가족들의 희망도 점점 절망으로 바뀌어가는 모습이다.

23일 사고 발생 8일째를 맞은 진도 팽목항은 새벽부터 시신 수습 소식이 전해지면서, 또다시 눈물바다를 이뤘다.

이날 오전에만 29구의 시신이 수습되면서, 혹시나 우리 아이가 주검으로 발견될까봐 노심초사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에어포켓 미확인' 등 구조팀을 통해 무사귀환과 반대되는 절망적 소식이 들려올 때면, "차라리 빨리 찾아서 만나고 싶다"는 탄식도 간간이 들려왔다.

사망자 수습과정을 지켜본 한 실종자의 어머니는 "우리 아이는 언제 오는거야"라며 "여학생의 신원을 이야기할 때마다 내 딸을 말하는 것 같아"라며 눈물을 흘렸다.

구조가 더디다며 격앙됐던 학부모들의 분위기도 8일째 전무한 구조 소식에 한맺힌 원망으로 변한 듯했다.

바다를 우두커니 바라보며 말없이 체념의 눈물만을 흘리는 것이다. 얼굴엔 눈물자욱이 지워지지 않은채 남아 있다. 누구 하나 어깨를 감싸며 위로하기도 쉽지 않은 절망적 상태다.

팽목항 곳곳에도 무사귀환을 바라는 노란리본과 포스트잇 메시지들이 봄날 개나리꽃 피듯 항구를 수놓고 있다. 슬픔이 교차하는 야속한 봄날이다.

사망자 확인이 늘면서 한때 500명 이상의 가족들로 발디딜틈 없었던 진도체육관은 이제 잔류 가족 숫자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 비어 있는 매트 만큼, 희생자의 숫자도 늘어난 셈이다.

이곳에서는 실종자의 친척들이 모여 '만일의 순간'을 논의하기도 한다. 시신 수습과 관련한 소식이 들려오면 또다시 동요가 시작됐고, 발견이 확인된 학생의 가족들은 황급히 팽목항으로 이동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한 자원봉사자는 "이곳에 비는 자리가 생기고 사람들이 사라지는 것은, 그만큼 안타까운 희생이 늘었다는 증거"라며 "이곳에서 눈물이 줄어드는 것은 다른 곳에서 더 큰 슬픔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