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LG트윈스는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를 마친 뒤 "김기태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LG는 조계현 수석코치가 당분간 감독 대행을 맡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기태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사의를 표명한 뒤 야구장에 나타나지 않아 조 수석코치가 대신 경기를 운영했다.
애초 LG는 "김기태 감독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오늘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고 밝혔으나 결국 김기태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박종훈 전 감독의 후임으로 2012년부터 LG 사령탑에 부임한 김기태 감독은 특유의 카리스마를 앞세워 선수단을 장악, 지난해 LG를 무려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부터 팀이 거듭 연패에 빠지는 등 삐걱거리자 김기태 감독은 큰 스트레스를 받아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김기태 감독이 이끈 전날까지 4승 12패 1무승부에 그쳐 최하위에 머물렀다. 특히 이전 10경기에서는 1승 9패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결국 김기태 감독은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올 시즌 18경기 만에 사퇴한 김기태 감독은 1982년 삼미 박현식 감독과 해태 김동엽 감독(이상 13경기), 1983년 MBC 백인천 감독(16경기)에 이어 역대 네 번째로 이른 시기에 사퇴한 사령탑이 됐다.
LG는 "구단이 지난해 좋은 성적을 내고 올해 한때 팀 타격 1위에 오르는 등 선수단이 정비돼 있어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믿는 가운데 이런 일이 발생해 몹시 안타까운 입장"이라며 "아직 사표를 수리하지는 않았다"며 "백순길 단장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김 감독과 논의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