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침몰. 일요일인 20일 낮 경기도 안산시의 대표적 시민 쇼핑 공간이자 휴식 공간인 단원구 고잔동 문화광장 거리가 텅 비어 있다. 평소 휴일이면 인파로 붐비는 곳이지만 이날은 세월호 침몰로 인해 텅 비어버린 시민들의 마음을 대변하듯 거리마저도 텅 비었다. /연합뉴스

안산 최대 번화가인 중앙동 로데오거리 상인들이 숨진 단원고 학생들의 추모 분위기에 동참하면서 젊은층으로 추모 열기가 확산되고 있다.

23일 오후 안산 로데오거리 한 매장에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합니다. 가족분들 끝까지 희망잃지 마세요'라고 씌여진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가게 대표가 설치한 추모현수막이었다.

그는 세월호 침몰사고로 상당수 단원고 학생들이 희생되자 길거리 홍보를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 추모에 동참하기 위해 가게 입구에 현수막을 부착했다. 

한 술집도 '세월호 희생자 분들의 명복과 실종자 분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합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안산지역 상인단체는 상가사거리에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간절히 기원합니다'라는 현수막을 설치했다.

이처럼 세월호 사고 이후 로데오거리에는 상인들이 가게를 홍보하려고 팍팍 튀게 만든 화려한 현수막 대신 어두운 바탕의 추모현수막이 하나둘씩 내걸리고 있다. 

안산에서 젊은층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인 만큼 추모 분위기를 확산시키겠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중앙역 광장에는 젊은층을 비롯해 시민들이 단원고 학생들의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메시지를 담은 종이쪽지가 인도를 가득 채우면서 시민들의 동참을 이끌고 있다. 

대학생 최모(21)씨는 "동기들과 로데오거리에서 자주 술을 마시는데 요즘엔 로데오거리 세월호 추모 분위기에 동참하려고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15년간 가게를 운영했다는 윤모(66)씨는 "아이들이 사고난 소식을 듣고 3일 내내 울었다. 장사도 손에 안 잡히고 불쌍한 아이들을 생각할 때마다 눈물만 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