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청해진해운은 세모그룹이 최종 부도를 맞은 지 1년 반 뒤인 1999년 2월 개인주주들을 모아 자본금 34억원으로 설립됐다.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로 집중 조명을 받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4년전 계열사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감사보고서 따르면 유 전 회장은 2009년 말까지 영상사업을 하는 국제영상이라는 회사의 지분 28.8%(4만6천주)를 보유해 2대 주주로 올라있다.

유 전 회장 일가가 소유한 10여개의 계열사 중 그의 이름이 공식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이 회사가 유일하다.

그러나 이 회사의 2010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보면 주주 수는 전년과 같은 7명인데 유 전 회장의 이름이 주요 주주 명단에서 사라진다.

이 기간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기타주주 4명의 지분은 17.6%에서 41.5%로 크게 높아지고 2009년엔 주요 주주명단에 없던 이모씨의 지분이 11.3%로 늘어난다.

따라서 유 전 회장은 2010년에 지분을 지인으로 추정되는 개인 주주들에게 모두 팔았거나 일부를 매각해 지분율이 10% 이하로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이 회사 주식의 액면가는 5천원으로, 액면가로 전량 매각했다고 하면 유 전 회장의 몫은 2억3천만원이다.

하지만 비상장 주식이고 장외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시장 가격을 가늠할 수 없는만큼 유 전 회장이 주식 매각으로 얼마를 챙겼는지는 계좌 추적을 해 봐야 알 수 있다.

만약 주가를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으로 평가해 유 전 회장에게 거액을 몰아줬다면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다.

그 돈이 이 회사나 다른 계열사에서 나왔다면 업무상 배임이 되지만 개인 주주들이 자발적으로 개인재산을 털었다면 별다르게 문제 삼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현재 국제영상의 주주는 유 전 회장의 차남이 최대주주인 트라이곤코리아와 그의 인척으로 알려진 권모씨 등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