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밥 자원봉사자.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9일째인 24일 오전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을 찾은 안산 외국인 근로자가 케밥을 무료배식 하기위해 준비하고 있다. 진도/임열수기자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을 돕기 위해 '케밥' 자원봉사에 나섰던 한 터키인의 글이 화제다. 

24일 '케밥' 자원봉사에 참가했던 에네스 카야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는 누군가에게 칭찬을 듣고 싶어서 했던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아픔을 함께 느끼고, 여러분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봉사활동에 나서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우리의 마음이) 충분히 잘 전달됐을 거라고 믿는다. 유가족 여러분 힘내시길 바란다. 형제나라 한국 힘내길 바란다"라며 세월호 참사로 비탄에 빠진 실종자 가족들에게 응원의 말을 전했다. 

앞서 이날 오전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전남 진도실내체육관 앞 마당에서 케밥 자원봉사가 이뤄졌다. 

'케밥' 자원봉사 부스에 놓인 간이 식탁에는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간절히 기원합니다"라는 문구의 플래카드가 걸려있었다. 
▲ 케밥 자원봉사자 에네스 카야 /에네스 카야 페이스북 캡처

'케밥' 자원봉사자들은 손수 만든 케밥을 체육관 내부로 나르는 등 열심히 봉사활동에 임했지만, 일부 자원봉사 단체들은 숙연해야 할 현장 분위기를 해친다는 이유로 '케밥' 자원봉사자들에게 항의했다. 결국 이들은 오후 1시쯤 급히 자리를 떠야만 했다. 

피해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 싶었던 터키인들의 배려가 문화적 차이에 부딪힌 셈이다. 

케밥 자원봉사자들은 "식사를 제대로 못하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분들과 자원봉사자 분들을 위해 도움이 되고 싶었다"며 "우리의 마음이 왜곡되지 않길 바란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이번 케밥 자원봉사에 나선 이들은 서울 강남역 주변에서 터키음식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사람들로 알려졌다. 현재 해당 레스토랑의 홈페이지는 트래픽 초과로 접속할 수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