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구급차 안에서 유족의 슬픔을 함께했죠."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진도 팽목항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소방대원들이 희생자 가족들의 아픔을 함께하고 있다.

소방대원들은 구급차 안에서 시신 운반 전까지 장시간 대기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말없이 헌신하는 소방대원들은 언제나 유족들과 함께 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지난 16일부터 세월호 희생자 수습과 병원 이송, 피해자 가족 안전 등을 책임지기 위해 89명의 소방 인력을 팽목항에 파견했다. 도소방재난본부는 또 전국에서 가장 많은 33대의 구급차를 제공했다.

대다수 소방대원들은 119구급차에 탄채 팽목항 일대에 대기하고 있다가 가족 신원 확인이 끝난 시신을 안산 등지로 옮기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소방대원 A씨는 "좁은 공간이기 때문에 오열하는 가족들의 슬픔이 그대로 전달돼 심적으로 많이 힘들지만, 실종자 대다수가 도민이라 내 가족이라 생각했다"며 "조금이라도 가족들과 함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과속하지 않고 운행했다"고 말했다.

본부 위치가 팽목항 신원확인소와 20여m 떨어진 곳에 자리잡은데다 대부분 쪽잠으로 두 시간도 못자는 날이 빈번해 심적·육체적 피로가 높은 상태다.

하지만 이들은 피곤할 틈이 없다. 시신이라도 보겠다며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만 생각하면 피곤을 느끼지 못한다.

장신대 하정미 상담사는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은 물론 현장에 와 있는 소방대원, 자원봉사자, 기자들도 모두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이라며 "본인의 마음 상태를 주변인들에게 이야기하고 상태에 따라 상담치료를 받아야한다"고 조언했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