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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시와 고양문화재단·A기획사가 세월호 여객선 침몰사고로 온 국민이 슬퍼하는 시기에 음악 페스티벌을 강행하기로 해 물의를 빚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행사 모습. |
시·재단, 취소땐 손실 많아
예정대로 강행키로 결정
기획사 "취소시 5억 손배청구"
인디밴드 음악에 맥주 제공도
시민들 "창피하다" 맹비난
세월호 여객선 침몰사고로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는 가운데, 고양시와 고양문화재단이 장소를 제공한 대규모 음악 페스티벌이 강행될 조짐을 보이자 비난여론이 일고 있다.
더욱이 이번 음악 페스티벌은 젊은층이 선호하는 인디밴드 가수 50여개 팀이 참가하고 청년 관람객 1만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로 치러질 예정이어서 비판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24일 고양시와 고양문화재단에 따르면 재단은 지난 1월 A기획사와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14' 행사 관련 아람누리 노루목 야외극장 대관계약을 맺었다. 기간은 26·27일, 5월 3·4일 4일간이다.
뷰티풀 민트 라이프는 사전 티켓 판매를 통해 입장한 관람객을 대상으로 낮 12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인디밴드 가수의 음악에 맞춰 즐기는 페스티벌로 진행된다.
행사기간 노루목 야외극장과 주변 잔디밭에는 수십여개의 몽골텐트가 설치되며 음악과 함께 맥주와 식음료 등이 제공될 예정이다.
이를 놓고 지역 여론이 심상치가 않다. 음악 페스티벌 기간이 세월호 참사로 인해 전 국민이 애도하는 국가적 재난시기로 연기하는 것이 마땅하나 손실 등의 이유를 들어 강행의지를 밝히고 있어 비판여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시와 재단이 기획사와 공동주최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은 확산되고 있다.
시와 재단은 국민적 정서를 고려, 뒤늦게 행사 기획사와 협의를 갖고 취소 또는 연기를 요청했지만 취소 시 손실금이 너무 많다며 강행 의지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사는 취소 시 고양시와 고양문화재단을 상대로 5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는 입장이다.
시민 권모(39·여·덕양구 주교동)씨는 "모든 국민이 슬픔에 잠겨 하던 일도 접어둔 마당에 음악 페스티벌이 고양시에서 열린다는 게 시민으로서 창피하다"고 말했다.
재단의 한 관계자는 "기획사 대표와 수차례 만나 음악축제 진행이 어렵다는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으나 거절당했다"며 "음악 소리를 작게 하면서 경건한 마음으로 축제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A기획사 한 관계자는 "출연진들과 스케줄이 사전에 잡혀 취소나 연기는 어렵다"며 "대신 관람객과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기부금 모금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김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