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조트 입구에서 학생들을 맞을 예정이던 '환영' 현수막은 사고 당일 떼어졌고, 깔깔거리는 웃음소리로 가득찼어야 할 레크리에이션장(대강당)도, 탁구장도 텅 비어 있었다.
사고 당일 아침인 지난 16일 모 학교의 수학여행단이 빠져나간 뒤, 1~3층 60여개의 객실은 8일째 방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첫날 섭지코지와 산굼부리를 관광한 후 리조트에서 달콤한 여행 첫 밤을 보내려던 단원고 학생들은 끝내 입실하지 못했다.
리조트 직원들은 그저 안타까울 뿐이라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B리조트 관광팀 관계자는 "30명 가까운 리조트 직원들 모두 참사 소식에 치를 떨었다"며 "우리 리조트에서 머물 예정이어서 그런지 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프런트 근무 직원들 역시 "너무 속이 상해 뭐라 할 말이 없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인근 I숙박업소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B리조트의 이같은 사정을 잘 알고있기 때문이다.
I숙박업소 관계자는 "참 안됐다. 전국 학교의 수학여행 일정이 전면 취소되면서 예약률이 바닥을 치고 있지만, 경영 걱정보다는 학생들 걱정뿐"이라고 말했다.
단원고 학생들은 17일 소인국테마파크와 정방폭포·주상절리 등을, 18일 한림공원과 용두암 등을 관광한 후 비행기 편으로 오후 4시와 5시50분께 김포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김민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