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을 위해 마련된 임시 합동분향소에는 이틀째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24일 오전 10시부터 합동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수백m 줄을 선 채 기다렸다.

조문객들은 하얀색 국화꽃을 들고 말없이 차례를 기다렸고 어린 아이의 손을 잡고 분향소를 찾은 엄마는 숨진 학생들의 영정을 바라보면서 조용히 흐느꼈다.

성남 분당에서 왔다는 김모(51)씨는 "어찌 저렇게 예쁜 아이들이 차가운 바닷 속에서 죽을 때까지 내버려 둘 수가 있냐"며 "어른으로서 내가 지켜주지 못한 것 같아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분향소를 찾는 조문객들도 많았다. 이들은 영상 20도를 넘는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기다리다 고인들의 명복을 빌었다.

회사원 박모(46)씨는 "조금씩 바닷속으로 배가 잠기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어 뉴스를 보는 내내 가슴이 답답했다"며 "무리한 운항으로 사고를 자초한 선장, 아이들을 구조해주지 못한 정부와 함께 공범이 돼가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임시휴업을 마치고 수업을 재개한 단원고 3학년 학생들도 분향소를 찾았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은 수업을 마치고 사진에서라도 후배들의 얼굴을 보겠다며 이곳으로 향했다.

3학년 이모군은 "내가 동생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헌화하는 것밖에 없다"며 "동생들이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었으면 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오후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은 3만4천여명, 체육관 한쪽 벽면에는 사망자를 추도하고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형형색색의 소원지가 빼곡했고 소원지 위로 또 다른 소원지가 여러 겹 덧씌워졌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미안하다 정말 미안해' 등의 미안하다는 글귀가 대부분을 이뤘다.

소원지를 붙일 벽면이 부족하자 급하게 설치된 대형 화이트보드에는 '하늘나라에서는 꼭 행복해야 돼', '어른들이 잘못 했다. 미안하다', '친구들아 좋은 곳 가서 편히 쉬어' 등의 메시지가 붙었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