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나라 전체가 슬픔에 잠겼다. 연일 TV와 인터넷을 통해 관련 뉴스가 쏟아지면서 직접적인 연(緣)이 없는 국민들도 이제는 우리의 아이들, 우리의 친구들, 우리의 조카들을 잃은 것과 같은 슬픔을 함께 느끼고 있다.

지금은 밖에 나가 맛있는 것을 사먹기도 불편하다. 예쁘고 멋진 봄옷을 사입기도 미안하다. 5월 초가 황금연휴라고 해도 여행은 엄두도 안 난다. 대신 회식과 술자리를 자제하고 자원봉사나 기부 행렬에 동참하면서 다시 있어서는 안 될 참혹한 사고의 피해자들을 애도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들의 안타까운 마음과 달리, 일부 몇몇 몰지각하고 비상식적인 이들의 행동들은 온 국민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사망자 명단 앞에서 기념촬영을 한 안전행정부 국장은 특별재난지역이라는 개념을 만들 정도로 '재난'에 대해선 전문가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재난 피해자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배려는 부족했다.

초기 대응이 미진하지 않았냐는 지적에 대해 목포 해경 간부는 80명이면 많이 구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를 해 국민들을 경악케 했다.

물론 해당자들은 해임되거나 직위해제됐지만, 자리를 빼앗는 것만으로 이미 받은 국민들의 상처가 쉽게 아물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위험한 생각을 지닌 자들이 간부급 직위에 오르기까지 제대로 된 인성 검증이 부족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정부는 관련자들을 엄벌하겠다고 했다. 책임자들에 대한 따끔한 처벌도 좋다. 하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정말 국민들이 원하는 책임자들의 자질과 모습이 어떤 것인지를 뼈저리게 느꼈으면 한다. 국민들은 아픔을 함께 느끼고 눈물을 닦아 줄 따뜻한 지도자를 원한다.

/최병조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