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0일째인 25일 사고 원인을 밝히고 선사 및 실질소유주 일가 비리를 캐기 위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선박 안전검사 및 인증담당 비영리단체인 한국선급(KR)의회장이 이날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방한 중인 오바마 미국대통령은 애도의 뜻을 표명했다.

구조팀은 이날도 선체 3∼4층 다인실을 중심으로 실종자 수색작업을 계속했으나지금까지 수색 면적은 전체 선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선장 이준석(69)씨 등 11명을 유기치사·수난구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한 가운데 이날 조타수 박모(59), 조기장 전모(55) 등 승무원 4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 조사하고 있다.

수사본부는 세월호 '쌍둥이배'로 알려진 같은 청해진해운 소속 여객선 오하마나호를 전날 압수수색 후 검증한 결과 구명벌과 비상탈출용 미끄럼틀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수사본부는 오하마나호의 구조를 분석, 세월호 침몰 원인 조사에 활용할 방침이다. 

세월호 실소유주와 관계사 등의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은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와 청해진해운 관계사 간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교회 헌금과 신도들의 사채가 유 전 회장 일가와 청해진해운 관계사들의사업 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을 두고 수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측근 고창환(67) 세모 대표이사를 소환해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를 상대로 자금 거래 내역과 유 전 회장 일가의 경영 관여 여부 등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체류 중인 유 전 회장의 차남 혁기(42)씨와 딸에게는 오는 29일까지 귀국해 소환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유 전 회장의 다른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김혜경 한국제약 대표이사와 김필배(76) '다판다' 대표이사 김필배(76)씨도 29일까지 조사를 받으라고 전했다.
▲ 24일 오후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3km 앞 사고 해상에서 민.관.군으로 구성된 구조대원들이 감압챔버 등 최신 잠수장비가 갖춰진 언딘 (UNDINE)사의 구조전문 바지선에서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박안전 검사와 인증을 담당하는 사단법인 한국선급(KR)의 전·현직 임직원의 비리를 수사 중인 부산지검 특별수사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부산지검 특별수사팀은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오공균(62) 한국선급 전 회장 등 전·현직 임직원 8명을 출국 금지하고 내부 비리 연루 정황 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해운업계의 구조적 비리도 수사대상이다.

이런 가운데 이날 한국선급의 전영기 회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검찰과 별도로 금융감독원은 청해진해운 계열사에 대출해 준 은행들에 대한 특별검사와 부당 대출의혹이 불거진 신용협동조합들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국세청과 관세청 역시 이들 관계사의 불법 외환 거래뿐 아니라 유 전 회장 일가및 계열사의 은닉 재산, 역외 탈세까지 조사 중이다.

실종자 수색작업은 3층과 4층 다인실을 중심으로 전개된 가운데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지금까지 세월호를 수색한 면적이 전체 선체의 절반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체 111개 객실 가운데 31.5%인 35개에 대해서만 수색이 완료됐다.

이에 따라 수색 장기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시신이 유실될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있다.

범정부대책본부는 시신 유실 방지를 위해 저인망 어선 8척, 채낚기 어선 10척 등 36척의 배를 투입하고 13㎞에 이르는 연안 닻자망 그물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용 여부를 놓고 논란이 된 '다이빙 벨'은 이날 밤 투입된다.

단원고 희생학생 25명의 장례식이 엄수된 가운데 안산올림픽기념관 체육관에 마련된 임시분향소 등 각 지역 분향소에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방한한 오바마 미국대통령도 이날 한미정상회담 직전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위해 30초간 묵념하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군인이나 참전용사가 숨졌을 때 가족 등에게 성조기를 증정하는 전통에 따라 세월호 침몰 사고 당일 미국 백악관에 게양됐던 성조기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