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은 25일 오후 청와대에 한미정상회담을 하기 전 인사말을 통해 "오늘 우리의 만남을 세월호 사고의 희생자, 그리고 실종자와 사망자들을 기리는 그런 시간으로 먼저 시작했으면 한다. 이들을 위해 잠깐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민들이 깊은 비탄에 빠져 있는 시기에 왔다는 것을 잘알고 있다. 또 박 대통령님과 한국 정부가 세월호 침몰사고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지금은 미국민을 대표해 이런 사고에 대해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고자 한다. 한국의 동맹국으로서 그리고 친구로서 나는 이런 큰 희생자와 사망자를 잃은데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을 비롯한 회담 참석자들은 30초간 고개를 숙여 묵념을 한 뒤 자리에 앉아 회담을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을 제안해주신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사고가 난 후에 대통령께서 직접 위로의 뜻을 전해주시고, 또 구조함 파견 등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주셔서 우리 국민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되고 있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지난 9·11 테러 후에 미국 국민이 모두 힘을 모아서 그 힘든 과정을 극복해냈듯이 한국 국민들도 이 위기를 반드시 극복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낼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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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바마, 한미정상회담 전 세월호 희생자 애도 묵념 "깊은 애도".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난 16일 백악관에 게양됐던 성조기를 우리 측에 전달하기에 앞서 설명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성조기를 전달하는 것이 애도의 뜻을 표현하는 미국의 전통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
이와 함께 오바마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를 겪은 한국민에 대한 위로의 마음을 담은 징표로 사고 당일 미국 백악관에 게양됐던 성조기를 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삼각 나무 케이스에 담긴 성조기에 대해 "미국에는 군인이나 참전용사가 목숨을 잃었을 때 그들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미국 국기를 증정하는 전통이 있다"며 "미국의 전통과 그 정신으로 이 국기를 대통령님과 또한 대한민국 국민에게 미국민을 대표해서 드리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국기는 우리의 깊은 애도의 뜻과 어려운 시기에 함께하는 우리의 마음과 그리고 한국을 동맹국이자 우방으로 부르는 미국의 자긍심을 나타내는 그런 국기"라고 덧붙였다.
이에 박 대통령은 "슬픔에 빠진 국민들, 희생자 가족들하고 슬픔을 같이해주시고 세심하게 마음을 써주신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