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와 손자를 모두 찾을 때까지 기다릴 겁니다. 하루빨리…."

세월호 사고 현장에서 승객들의 도움으로 구조된 권모(6)양의 외할아버지 A(68·베트남)씨는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진도실내체육관에 머무르고 있다.

딸 가족의 사고 소식을 전해듣고 이역만리 베트남에서 한걸음에 달려온 그는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손녀를 품에 안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화목하게 가족을 꾸려 살아가던 딸 한모(29)씨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흐뭇하고 대견하기만 했다.

그러나 지난 16일 청천벽력같은 '세월호참사' 사고 소식을 들은 것.

한씨가 제주에서 감귤 농사를 지으려고 귀농을 결정한 뒤 아이들, 남편과 함께 이사를 하던 도중 변을 당한 것이다.

그리고 사고발생 8일 만인 지난 23일 밤 끝내 한씨는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뿌리칠 수 없었던 실낱같은 희망이 일순간 무너져내렸다.

딸을 찾았지만 그는 베트남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사위와 손자를 바다에 두고는 도저히 발길을 돌릴 수 없었다.

한씨의 동생인 다른 딸과 함께 체육관에 머무는 A씨는 "힘이 들지만 사위와 손자를 모두 찾을 때까지 이곳에서 기다리겠다"며 하루빨리 사위와 손자의 생환을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한씨의 시신은 팽목항에 임시 안치돼 있다. A씨 등 유족은 실종된 권씨와 아들의 생사가 확인되는 대로 시신을 서울로 옮겨 장례를 치를 예정이다.

홀로 구조된 권양은 현재 고모와 함께 지내며 건강을 많이 회복했으나 불안감 때문에 제대로 잠을 못 이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