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총리 사퇴 결심은 어느 시점에 이뤄졌을까.

정홍원 국무총리가 27일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하면서 '민감한 결정'에 언제 도달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전날부터 이날 오전 10시 전격 사퇴 기자회견을 열기 전까지 정 총리의 동선을 들여다보면 전날 오후께가 사퇴 결단 시점이라는 해석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 총리는 2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세월호 참사 수습 방안 전반을 논의하기 위한 관계장관회의를 1시간 20분간 열었는데 여기서는 정 총리나 다른 각료의 거취는 전혀 거론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9시께. 총리실 일부 관계자들은 총리의 귀경직후께 '27일 새벽'에 출근하라는 상부의 지시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받았다. 일부 인사들은 이 메시지가 '중대 발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짐작을 했다고 한다.

▲ [세월호 참사]정홍원 총리 사퇴 언제 결심했나… 전날 오후께 인듯. 정홍원 총리가 27일 오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세월호 참사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사의를 표명한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또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이나 이호영 총리 비서실장, 이석우 공보실장 등은 총리가 이날 오전 10시에 기자회견을 한다는 사실을 3시간 전인 오전 7시께 파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정황들을 종합하면 정 총리는 전날 세종시에서 서울로 출발하기 전 이미 사퇴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가 이날 서울에서 일정이 전혀 없었던 데다 서울보다는 대부분의 부처가 모여 있는 세종시가 사고 수습 지휘를 하기에 용이하다는 점에서 총리의 서울행이 사퇴회견을 위한 것이었다는 분석에서다. 

한편 정 총리는 사의 표명 기자회견 전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 같은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 [세월호 참사]정홍원 총리 사퇴 언제 결심했나… 전날 오후께 인듯. 정홍원 총리가 27일 오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세월호 참사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사의를 표명한 뒤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오전 총리의 사퇴회견 직후 브리핑에서 "임면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숙고해서 판단할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나 민 대변인은 기자회견 이후 5시간반 가량이 지난 오후 4시께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에게 (사의 표명에 대해) 사전에 말씀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다만그 시점은 언제인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이 민 대변인을 통해 '사의 수용 및 사고수습 후 사표 수리' 방침을 밝힘에 따라 정 총리는 사의 표명에도 불구하고 당분간은 총리 업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 [세월호 참사]정홍원 총리 사퇴 언제 결심했나… 전날 오후께 인듯. 정홍원 총리가 27일 오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세월호 참사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정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참사에 책임을 지고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