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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침몰.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대전 임모 대표가 운영하는 일식집 직원들이 급식봉사를 펼치고 있다. 사진은 신주섭 조리실장(왼쪽) 등 직원들이 급식봉사를 하기위해 곰탕을 준비하고 있다. /시민 제공 |
전국 각지에서 모인 자원봉사자들이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 가족 등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가운데 급식봉사를 하던 개인봉사자가 전남 한 공무원으로부터 내쫓기듯 팽목항을 떠났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대전에서 일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임모(58)씨는 사고 소식을 접한 뒤 지난 18일 영업이 끝나자마자 식당 조리실장 신주섭(36)씨 등 직원 5명과 함께 사고현장으로 달려가 3일동안 급식봉사를 하고 대전으로 다시 돌아왔다.
임씨는 직원들과 상의, 급식봉사를 재개하기 위해 지난 25일 다시 팽목항을 찾았다.
사흘동안 잠도 제대로 못자며 희생자 가족들과 아픔을 함께 했지만 여전히 봉사의 손길이 부족한 상황에서 태연하게 식당 영업을 한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문제는 급식봉사를 재개한 다음날인 26일 오후 일어났다.
갑자기 한 공무원이 급식 봉사하는 현장을 찾아와 "어디서 왔느냐, 무슨 음식을 해서 봉사를 하느냐"고 물었고, 현장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직원이 "한우곰탕을 끓이고 있다"고 하자 "음식물 반입과 출처가 불분명하고, 식중독 등 위생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오늘 밤 안으로 모두 철거해 달라"고 요구했다.
임씨가 "지난 주에도 진도 자원봉사자 상황실에서 신분 확인 등을 거쳐 봉사를 했다"고 말해 봤지만 해당 공무원은 막무가내였다.
임씨는 "봉사중 곰탕을 끓이다 국물에 화상까지 입었으나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봉사에 참여했는데 죄인 취급을 당했다"며 "음식을 먹던 사람들이 이 공무원의 말을 듣고 먹고 있던 곰탕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모습까지 지켜봐야 했다"고 가슴을 쳤다.
임씨는 "우리말고도 가평에서 햄버거 장사를 하는 젊은 사람 3명이 내려와 햄버거 급식 봉사를 하고 있는 과정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돼 그날 밤 철거한 것으로 안다"면서 "2시간 후 담당 계장이 찾아와 잘못했으니 봉사를 계속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더 이상 봉사할 힘과 의욕이 없어져 돌아오게 됐다"고 말했다.
임씨는 "현장에서 '봉사를 하고 싶어도 '빽'(?)이 없으면 봉사도 할 수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 왜 이런 말이 나오는지 이해가 간다"며 "공무원들의 정신상태를 뜯어 고치지 않으면 이 나라의 발전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전남도청 담당은 전화통화를 통해 "고기를 취급하는데 냉장시설도 없이 비위생적인 것 같아서 철거하라는 제재를 가한 것이고 날씨가 더워지면 식중독 예방 때문에 도시락, 김밥도 못 들어오게 하고 있다"며 "개인 봉사를 온 사람입장은 이해는 가지만 현재 자원봉사 부스가 남아돌아가는 상황이라서 개인은 입증이 어려워 이런 일이 일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상황에 대해 대책본부에서 안건으로 다뤄져 유족들이 원한다면 급식 자원봉사를 하게끔 하자는 의견이 나와 직접 봉사자에게 사과를 하고 적극 지원해줄테니 봉사를 계속 해 달라고 부탁을 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진도군 팽목항에는 전국 700여 단체 소속 봉사자와 개인봉사자 등 1만6천여명이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세종·대전/박희송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