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도 제대로 찾지못한 우리 아들…. 미안하다."

지난 25일 오전 8시 30분께 안산시 제일장례식장. 안산시 단원고 고(故) 심모 군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심 군의 발인식은 유난히 한맺힌 유족들의 오열속에 진행됐다. 유족은 심 군의 관을 운구차에 옮기며 "미안하다… 미안하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라"고 울부짖기도 했다.

심 군은 장례식을 두 번이나 치러야 했다.

심 군의 시신이 처음 발견된 건 지난 21일. 하지만 심 군이 아닌 같은 학교 2학년생인 이모 군의 이모부가 심 군 시신 가슴에 달려있던 '이○○' 명찰을 보고 이 군으로 착각했다.

이모부의 말을 들은 이 군의 유가족은 DNA 검사 결과도 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안산으로 시신을 운구했다.

결국 심 군은 이 군의 이름으로 장례식까지 치러졌다. 하지만 해경으로부터 'DNA검사 결과 이○○은 심○○으로 확인됐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듣고서야 심 군의 신원이 밝혀졌다.

22일 진도에서 심 군을 기다리던 가족은 소방헬기를 통해 급히 안산으로 왔고 그토록 보고싶었던 아들을 싸늘한 주검이 된 모습으로 마주하게 됐다. 이 군은 아직까지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심 군의 유가족은 "어린 아들이 죽은 것도 억울한데, 마지막 순간까지 이런 일을 겪게 해 부모로서 미안하고 한만 맺힌다"고 호소했다.

/공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