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의 임시 합동분향소가 설치된 안산 올림픽기념관에 주말 내내 추모행렬이 이어지면서 조문객수가 15만명을 넘어섰다.

27일 분향소에는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아침부터 희생자들을 추모하려는 조문객들이 우산을 쓰고 방문해 인근 고잔초교 운동장까지 1㎞ 넘게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

분향소는 조문객들이 몰리면서 헌화할 국화가 떨어져 근조리본을 제단에 올려뒀으며 자녀들의 손을 잡고 오는 학부모들은 제 자식을 잃은 듯 흐느끼며 눈물을 흘렸다.

고등학생 아들을 둔 심모(52)씨는 "우리 애들도 숨진 학생들과 또래인데 우리 자식들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며 "희생자 부모들이 너무 힘들 것 같다. 유족들의 마음이 다치지 않게 국민들이 위로해주는 게 무엇보다 절실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분향소 입구와 단원고 일대 길거리에는 애도의 글이 계속 늘고 있다. 대다수 추모글은 어른으로서 숨진 학생들을 구해주지 못한 죄책감과 희생자에 대한 명복을 빌어주는 내용들이다.

전직 해경에서 근무했다는 청년은 A4 용지 2장 분량의 추모글에서 "어른들을 향해 올바른 소리를 제대로 못내고 우리 살 길만을 모색했다"고 자책하며 "아이들이 좀더 살만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주말을 이용해 타 지역에서 찾아온 조문객들도 많았다. 대전에 사는 한모(36)씨는 "회사일로 출장을 왔다가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찾아왔다"며 "아이들에게 용서를 구할 수도 없을 만큼 미안하다. 더 이상 아이들이 고통받지 않고 부디 하늘나라로 가서 편히 쉴 수 있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까지 분향소에는 단원고 학생 136명과 교사 4명, 부천의 초등학생 가족 등 모두 143명의 희상자 위패와 영정이 안치됐다.

한편 오후 5시 현재까지 14만7천534명이 안산 올림픽기념관 임시분향소를 다녀갔으며, 유족들은 이날 경기도교육청 등과 대책회의를 갖고 29일 0시를 기해 임시분향소를 폐쇄하고 오전 6시부터 화랑유원지 1곳에만 공식분향소를 운영키로 결정했다.

/박종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