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상련'이라고 아직 구조를 기다리는 실종 학생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진도로 내려갑니다."

여객선 침몰 사고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학생의 유족들이 장례식을 마친뒤 다시 진도행을 택하고 있다. 이들은 자식을 잃은 슬픔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을 피해 아직 실종상태인 학생의 가족들을 위로하거나, 실종 가족들을 통해 자식에 대한 작은 이야기라도 듣기를 소망하며 진도행을 계획하고 있다.

28일 오전 안산 올림픽기념관 실내체육관 희생자 임시분향소에는 단원고 2학년4반 김모군의 아버지 김씨가 아들과 친구들의 추모를 위해 찾았다.

김씨는 사고 첫날 진도로 내려가 아들의 무사생환을 애타게 기원했지만, 아들은 1주일만인 22일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김씨는 안산의 한 장례식장에서 아들의 장례를 치렀고, 지난 25일 발인식까지 모두 마쳤다. 그러나 당장이라도 아들이 현관문을 열고 밝게 웃으며 집으로 들어올 것 같아, 집에도 못가고 친척집에서 신세를 져야 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김씨는 지난 26일 아내와 함께 진도로 차를 몰았다. 김씨와 아내는 팽목항과 진도체육관을 수시로 왕복하며 아직 바다에 있는 4반 학생 가족들의 손을 꼭 쥐며 위로했다.

김씨는 실종학생 가족들에게 먼저 경험한 장례 절차와 합동분향소 등 안산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김씨는 "겪어봐서 그분들이 현재 어떤 심정인지 잘 알고 있다"며 "같은 처지의 아들 친구 부모들과 아이들의 작은 이야기라도 하면 슬픔이 조금씩 위로가 된다"고 울먹였다.

김씨는 회사에 휴가를 내고 29일 다시 진도로 출발, 실종학생 가족들과 함께 아직 돌아오지 못한 아들의 친구들을 기다리기로 했다. 또 김씨 처럼 장례를 마친 희생자 가족들 상당수도 같은 이유로 진도행을 계획하고 있다.

/윤수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