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는 빗물에 아픔을 씻었으면…."

28일 새벽부터 내린 빗속에서도 안산 단원고 학생 16명의 발인식은 여전히 유족들의 오열 속에 엄수됐다.

이날 오전 8시 26분께 안산 고대병원에 안치됐던 고(故) 김모양의 발인식이 진행됐다.

김양의 친구인 듯 다른 학교의 교복을 입은 학생 10여명이 발인 1시간 전부터 말없이 발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김양의 남동생이 위패와 영정을 품에 안은 채 모습을 나타내자 이들은 김양의 이름을 부르며 울부짖었다.

안치실에서 김양의 관이 운구차로 옮겨지는 동안 김양의 어머니는 피눈물을 흘리며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다.

다른 유족은 "○○아 안돼, 가지마 가지마 ○○아"를 소리치며 마지막 가는 길을 막아섰다.

친구 박모(18)양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ㅇㅇ이도, 지금 이 모습도…"라며 눈물을 쏟아냈다.

오전 8시 58분께 김양과 같은 병원에 안치됐던 고(故) 김모군의 발인식. 김군의 어머니는 아들과의 마지막을 인정할 수 없다는 듯 안치실에 들어가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거듭되는 유족들의 권유에 하는 수 없이 안치실에 들어갔고, 결국 마지막 모습을 보고 오열하고 말았다.

어머니는 "미안하다. ○○아"를 외치며 아들과 작별했고, 김군의 아버지는 그런 아내의 손을 꼭 잡은 채 흐르는 눈물을 삼켰다.

이날 김군의 마지막 길을 위로하기 위해 미사를 집전한 신부는 유족과 조문객에게 "이 빗물 속에 아픔을 씻자"고 기도했고, 미사가 끝난 뒤에도 유족들은 두 눈을 감은 채 김군의 평안을 위해 기도했다.

오전 9시 8분께 안산 한도병원에서는 고(故) 이모군의 발인식이 치러졌다. 이군의 영정 앞에는 평소 좋아했던 과자와 초콜릿 등이 가득 놓여 있었다.

이군의 부모님은 아들의 사진을 보고 작별을 고했다. "미안하다 아들아. 아빠가 못나서 널 살리지 못했구나. 정말 미안하다." 절규하듯 내뱉는 아버지의 마지막 대화가 끝나자 온통 눈물 바다로 변했다.

이군의 할머니는 "늘 웃음을 잃지 않아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던 착한 아이였다"며 "할미보다 먼저 가다니… 이렇게 야속할 수가 없다"고 흐느꼈다.

엄마는 '아들의 마지막 길을 비도 오는데 이렇게 보낼 수 없다'며 오열하기도 했다.

/공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