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13일째, 예상됐던 대로 수색작업이 난항에 부딪혔다. 기상 여건이 워낙 좋지 못한데다 사고해역 부근의 조류가 매서워졌기 때문이다. 결국 28일 수색작업은 새벽부터 오후 1시까지 모두 중단됐다.

수색 중단 소식을 들은 실종자 가족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부둣가에 우두커니 서있을 뿐, 이전처럼 바다를 바라보며 오열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평소 이 시간쯤이면 사고해역으로 나가던 선박들도 항구에 묶인채 간간이 내리는 빗줄기만 원망했다.

수색이 재개돼 오후 2시5분께 시신 1구가 인양됐지만 이게 전부였다. 소조기가 끝난 이후 사흘 동안 추가 인양된 시신은 26일 2구, 27일 1구, 28일 1구 등으로 단 4구 뿐이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일각이 급한데 시간만 계속간다. 사고가 난지 벌써 2주가 다됐다. 이제는 뭘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같은 시각 진도체육관에서도 수일째 수색작업에 별다른 소식이 없자 애가 탄 가족들은 발만 동동 굴렀다.
시간이 흐를수록 시신 유실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도 어쩔 수 없이 유실된 시신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표류부이를 투입하기로 했다. 사고 당일의 조류 상태가 현재와 비슷한 점이 고려됐다. 

또 사고 지점과 가까운 해역에서는 기존 설치돼 있는 닻자망 그물을 활용하고, 8~15㎞ 떨어진 바다에서는 쌍끌이 어선이, 40~60㎞ 바깥에서는 어업지도선들이 유실된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나선 상태다.
▲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비정한 승무원들의 외면 속에 제대로 사용해보지도 못했던 구명벌(구명뗏목)이 침몰 13일 만인 28일 새벽 사고해역에 스스로 떠올랐다. 세월호 구명벌은 일본서 첫 취항할 때인 1994년에 제작된 것이 태반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또다른 실종자 가족은 "소조기 이후 유속이 빨라졌다는데 (실종자가) 안나와도 이렇게 안나올 수가 있느냐"며 "내일은 조류가 더 높아진다는데 이제는 시신마저 못찾는 것 아닌지 걱정이 태산"이라고 울먹였다.

기상 악화와 강한 조류탓에 계획됐던 92명의 잠수사도 오후 4시30분까지 단 12명만 수색에 투입됐다. 계속된 수색에 잠수병을 호소하는 대원들도 늘어나면서 구조작업이 예전만 못한 것이다. 

실제로 해경 4명, 해군 2명, 민간잠수사 1명 등 7명의 환자가 발생했는데 이중 6명이 잠수병 증세를 보이고 있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111개 격실 중 수색할 필요가 있는 격실은 모두 64곳이지만, 아직 완료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정조기는 오후 7시40분을 전후한 시간대로 대책본부에서는 집중수색을 예고했지만,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 지금껏 찾지못한 실종자는 113명이다. 

/강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