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니, 오빠 그 곳은 따뜻하죠?…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세요.'
안산단원고 전체 학생들의 첫 등교가 재개된 28일 오전 7시20분. 남은 학생들이 흘린 눈물처럼 비가 내렸다.
등교시간인 오전 8시 20분보다 1시간 가량 일찍 와 학교 앞 담벼락에 걸려있는 추모메시지를 살펴보는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한참을 말없이 메시지를 읽어가던 여학생 2명은 노란 띠에 메시지를 적어 나뭇가지에 매어놓고 잠시 묵념을 했다.
지난 24일 3학년들이 등교한데 이어 이 날은 1학년과 수학여행에 가지 않은 2학년 학생들까지 정상등교했다. 이 날 1학년은 유족 2명 등 6명을 제외한 422명이 정상 등교했고 2학년은 수학여행 미참가자 13명 중 개인사정이 있는 1명을 제외하고 모두 등교했다.
학생들은 의외로 담담한 모습이었다. 친구들과 함께 등교했지만 평소처럼 떠들거나 장난치는 학생도 없었다. 일부 1학년 학생들의 교복 위에는 '근조(謹弔)'라고 적힌 검은 리본이 달려있기도 했다.
이날 학교 앞에는 학생들과 함께 나온 학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1학년 학생의 학부모라고 밝힌 A씨는 "아이들이 운구차와 함께 등교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영 편치 않아 걱정이 돼 함께 나왔다"며 "그래도 산 사람은 살아야지, 언제까지 학교를 안갈 수는 없지 않냐…"고 토로했다.
또 다른 1학년 학부모도 "학교 분위기는 어수선하지만 하루라도 빨리 등교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좀 이르긴 해도 정상 수업 진행에 대해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분위기"라고 학부모 상황을 전했다.
특히 등교하는 내내 검은색 운구차가 학교를 돌아보고 떠날 때마다 학생들은 고개를 숙인 채 마지막 떠나는 선배들의 명복을 빌었다. 1학년 여학생은 운구차 앞에 적힌 희생자 학생의 이름을 보고 "나 저 언니 아는데…"라며 안타까워 했다.
이날 발인한 고(故) 유모양 부모의 지인 B씨는 "운구차가 학교에 들른다고 해 마지막 배웅을 하고 싶어 기다리고 있다"며 "유양의 엄마와 친해 휴가도 함께 보내고 추억도 많이 쌓았는데 정말 가슴이 아프다"고 눈물을 훔쳤다.
한편 1, 2학년 학생들은 29일까지 4교시 수업을 실시하며 정신과 전문의, Wee센터 전문상담사를 통해 심리상담 및 치유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공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