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참사와 관련 구조 조치를 하지 않아 많은 승객들을 숨지게 한 혐의(유기치사 등)로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수사를 받아온 세월호 기관장 박모(54)씨, 1등 항해사 강모(42)씨와 신모(34)씨, 2등항해사 김모(47)씨가 29일 오후 목포해양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 오른쪽 첫번째부터 기관장 박씨, 1등항해사 신씨, 2등항해사 김씨, 1등 항해사 강씨. /연합뉴스
세월호 승무원들이 승객들을 놔둔 채 탈출하기 전 수차례 선사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선박 포기 등과 관련, 부적절한 지시가있었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사 당국이 파악한 승무원이 애초 알려진 29명이 아닌 33명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수사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증톤(증축)으로 인한 복원력에 문제가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하는 등 사고 원인 조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 승무원 탈출 전 7차례 선사와 통화

세월호 승무원들이 승객들을 놔두고 탈출하기 전 오전 9시 1분부터 인천·제주 청해진해운과 7차례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는 선장 이준석(69)씨가 청해진해운과 35초간 통화한 사실도 포함됐다.

통화는 승무원들이 모두 구조된 오전 9시 46분 이후까지 계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이 과정에서 탈출, 선박 포기 등과 관련한 선사 측의 부적절한 지시가 있었는지 주목하고 있다.

김한식(72) 대표와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 회장과 통화가 이뤄졌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확인 중이다.
 
◇ 일부 승무원 누락…승무원 수 29명→33명으로 늘어

수사본부와 사고대책본부가 파악한 승무원 명단에서 선사 고용 아르바이트생 4명이 누락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수사본부가 파악한 승무원은 29명이지만 4명의 승무원이 아르바이트생 신분으로 추가로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전체 탑승객 476명 명단에는 올라 있지만 승무원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이로써 세월호 승무원은 29명이 아닌 33명으로 늘어났다.

수사본부는 사고 2주가 되도록 승무원 명단과 이들의 생사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수사에 허점을 드러냈다.

수사본부는 이들 중 생존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 "증톤으로 복원력 문제 있었다"

세월호 본래 선장 신모(47)씨가 '증톤(증축)으로 무게 중심이 올라가 화물을 많이 실으면 안 된다'고 선사 측에 수차례 이야기를 했지만 묵살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된 대리 선장 이준석(69)씨 등 승무원들도 세월호 복원력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진술도 나왔다.

수사본부는 화물을 더 많이 싣기 위해 복원력 유지에 필요한 평형수량을 줄였는지 집중 조사하고 있다.
 
◇ 비상 탈출 교육 없고 무전기 사용법도 몰라

구명조끼 사용법, 선내 퇴실 방법 등에 대해 승무원을 대상으로 비상 탈출 교육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승무원들은 탈출 당시 들고 있었던 무전기의 사용법조차 모르고 있어 승객들에게 퇴선 지시를 할 수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선장 이준석(69)씨는 사고 발생 40분 전 강한 조류로 널리 알려진 맹골수도 진입을 앞두고 조타실을 비운 것으로 밝혀졌다.

선장 이씨 등 3명에 이어 1등 항해사 등 승무원 4명이 승객들을 구하지 않고 사고 현장을 가장 먼저 탈출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수사본부는 나머지 구속된 승무원 8명을 상대로 보강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구명 설비 부실과 화물 과적 여부 등을 규명하기 위해 점검업체와 청해진해운 관계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