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침몰 14일째인 29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오열하는 실종자 가족을 지인들이 부축하며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 지 29일로 어느덧 2주일이라는 시간이 흐른 가운데 실종자 가족들은 기약없는 기다림에 점차 지쳐가고 있다.

이날은 새벽에 시신 4구가, 오후에 12구가 수습됐다. 사고 후 처음으로 5층에서 13구를 수습했다. 팽목항에서 소식을 기다리고 있던 실종자 가족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게시판에 붙은 사망자의 특징을 유심히 살펴봤다.

수학여행 나선 아들 딸이 어떤 옷을 입고 나갔는지, 휴대전화 기종은 어떤 것이었는지, 어떤 소지품을 챙겨 갔는지를 곱씹어 적어둔 종이나 휴대전화 메모를 꺼내 하나하나 찬찬히 비교해 보기도 했다.

일부는 들어맞지만 어떤 것은 맞지 않아 긴가민가 초조한 마음을 애써 감추며 "좀더 기다려보자. (팽목항에) 들어오면 확인해보자"라며 자리를 뜨는 이도 있었다.

이날 현재까지 세월호 탑승객 476명(추정) 가운데 사망자는 205명, 실종자는 97명이다. 사망자는 200명을 넘어섰고, 실종자는 두자릿수로 내려갔다.

그러나 여전히 기다림은 계속되고 있다.

▲ 세월호 침몰 14일째인 29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무사 귀환을 바라는 노란 리본을 보며 걷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전 가족대책본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실종자 가족들은 더딘 수색작업에 답답함을 토로하며 좀더 적극적으로 수색에 나서달라고 민관군 합동구조팀에 요구했다.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잠수사들이) 문이 잠겨있거나 안 열리면 다른방을 수색하고 할 것이 아니라 애초에 절단기 등 장비를 갖고 들어가 진입이 어려우면 뚫든 절단하든 해서라도 들어가야 한다"며 "들어가서 잠겨있다고 돌아오고 이러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주장했다.

실종자 여러명이 모여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부터 먼저 수색을 진행해달라는 의견도 나왔다.

한 단원고 학생 학부모는 "실종자 가족들이 이렇게 설명을 해줄 것이 아니라 수색팀에서 신속한 수색작업을 위한 계획을 체계적으로 세워서 우리에게 설명해줘야 한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선체 인양에 대한 이야기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실종자 가족 다수는 시신 유실이 우려된다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선체 인양에 대한 준비는 하고 있지만 수색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뒤 실종자 가족과의 협의를 거쳐 동의를 구해 인양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