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진도 해상 침몰 여객선에서 구조된 학생들이 입원한 경기도 안산 고대안산병원에서 17일 오전 차상훈 병원장이 학생들의 건강 상태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침몰 현장에서 구조돼 고려대 안산병원에 입원해있던 생존학생 74명 중 70명이 사고 보름만인 30일 오후 퇴원을 하게 됐다.

차상훈 고대 안산병원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입원학생 가운데 상태를 더 지켜봐야 하는 4명을 제외한 학생 모두 점심식사를 마친 뒤 퇴원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는 "입원학생 상당수의 상태가 많이 호전됐고 퇴원후 외래진료가 가능하다고 판단돼 환자 본인과 보호자 동의를 얻어 학생들을 퇴원시키게 됐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오랜 기간 병원에 있는 것보다 하루라도 빨리 일상에 복귀하는 것이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퇴원 결정 이유를 덧붙였다.

차상훈 병원장은 "퇴원하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수일내 심각한 증상이 없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퇴원 후에도 보호자와 함께 외래진료를 받게 하는 등 지속적인 관찰과 치료를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교육청과 학교에서 마련하는 각종 심리지원 프로그램과 보건소 등의 상담 프로그램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교육부, 단원고 등 유관기관과 학부모 측은 학교 밖 심리안정 연계프로그램 가운데 야외 자연치유 프로그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외에서 상담치유 전문가, 의료진, 교육청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자연치유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충격에서 조기에 벗어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경기도교육청 대책본부는 단원고 교사들의 심리치유를 위한 '학교 현장 TF'를 구성해 운영하고, 피해자 가족들을 위한 돌봄서비스를 마련해 아이돌봄, 식사지원, 심리상담 등을 지원해나갈 예정이다.

차 병원장은 "퇴원을 앞둔 학생들이 줄곧 '일상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를 걱정하고 있다"며 "주변의 지나친 관심은 빠른 치유와 회복에 독이 될 수 있으니 곁에서 조용히 격려만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이날 퇴원하지 못하는 학생 4명은 심리·정신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아직 신체적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어 의학적 치료를 더 진행한 뒤 순차적으로 퇴원을 하게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병원에서 마지막 점심식사를 마친 뒤 퇴원 수속을 밟게 될 학생들은 부모와 함께 병원 인근 화랑유원지 제2주차장에 마련된 공식 합동분향소를 단체로 방문, 희생된 친구들을 위해 조문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