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오전 진도 팽목항에 새로운 자원봉사 부스가 마련됐다. 다른 자원봉사단체들의 부스와 달리 천막도 없이 볼품없었지만 차가운 바닷바람에 마음과 몸이 움츠러들었던 가족들에게 따뜻한 어묵 냄새가 마음을 녹였다.
이곳에 부스를 차린 사람은 바로 중앙대 체육사(史)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최용덕(37)씨. 그는 지난 2007년 12월, 태안 기름유출 사고 당시 붕어빵을 팔며 학비벌이를 하던 중 자원봉사를 결심했다.
태안으로 내려가 붕어빵을 무료로 나눠주며 보람을 느낀 최씨는 이후 인천 등지에서 꾸준히 자원봉사를 해왔다.
세월호 침몰 사고 소식을 접한 최씨는 이번에도 짐을 꾸렸다. 밤마다 매서운 바닷바람을 맞으면서도 항구에서 발을 떼지 못하는 실종자 가족들 생각에 어묵을 삶아 나눠주는 봉사를 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최씨는 박사과정은 물론 오는 18일로 예정된 결혼까지 뒤로 미룬 채 팽목항에 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만류했지만, 최씨고집은 꺾을 수 없었다.
따뜻한 어묵을 나눠주는 부스가 차려지자 많은 실종자 가족들이 다녀갔다. 추운 날씨 탓인지 100여명이 넘는 실종자 가족들이 '박사님'의 따뜻한 어묵을 찾는 통에 준비해 온 어묵이 부족할 정도다.
최씨는 "내가 너무 늦게 온 줄 알았는데 아직도 팽목항 곳곳에서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태안 기름 유출사고때처럼 많은 국민들이 봉사에 동참해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아픔을 어루만져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강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