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이 슬픔에 잠긴 이때 공연이라니 말도 안 돼." VS "공연이나 행사가 슬픔과 애도를 방해한다고 매도하지 마라."

세월호 침몰 사고로 4·5월에 예정됐던 지자체 행사들이 잇따라 취소 또는 연기되면서 당연하다는 반응과 슬픔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다양한 추모·애도의 방식을 인정해야한다는 의견과 슬픔을 가슴에 품고 일상으로 다시 돌아와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 26~27일 고양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14(이하 뷰민라)'의 취소를 놓고 인터넷 등에서 찬·반 논란이 뜨겁다.

언니네 이발관, 자우림, 페퍼톤스 등 50여개 팀이 참가하는 '뷰민라'가 공연 전날인 25일 취소하기로 최종 결정되자 관계자, 출연 예정 가수들은 물론 시민들까지 SNS,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울분을 쏟아냈다.

가수 김C는 자신의 트위터에 "살면서 단 한 번이라도 음악으로 위로받아 본 적 없는 이들이 있다면 인생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며 "음악은 흥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아이디 Morrison*****은 "국민은 계몽해야 할 대상이라는 그들의 시각. 그들에게 국민은 추모하는 방법까지도 가르쳐줘야 하는 우매한 대상인 것이다"라고 뷰민라 취소를 비판했다.

하지만 고양시민 권모(50)씨는 "전 국민이 슬퍼하고 있는 지금 외부 공연장에서 주류를 마시고 박수를 치며 즐기는 공연은 자제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으며, 고양문화재단 관계자 역시 "고양시민 중 세 가족이 이번 참사와 직접 관계가 있는 데다 인근 광장에 합동분향소가 차려져 있는데 애도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수원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14 수원화성국제연극제' 역시 1~6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8월로 연기했다. 이에 대해 수원시민 정모(48)씨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시민들의 애도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는데 연극제와 같은 축제성 행사들은 미뤄지는 것이 당연한 처사"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원문화재단 관계자는 "요즘에는 공연업계에 종사한다는 이유만으로 죄인이 된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세월호 사고 발생 보름이 지나면서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민들의 의견도 적지 않다. 성남에 사는 이모(47)씨는 "슬픔과 비탄에 빠진 희생자 가족과 국민들의 아픔은 알겠지만 언제까지 아파할 수만은 없지 않느냐"며 "이제 국민과 지자체도 일상으로 돌아와야 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의정부문화재단 관계자는 "음악극축제를 그대로 진행하기는 하지만, 워낙 시기가 민감한 데다 행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하지 않고 진행하는 것에 대한 시민 반응이 극과 극이라 축제라는 용어를 쓰지 않고 홍보도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수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