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참사. 2일 오전 안산 세월호 사고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조문을 마친 학생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연합뉴스

자석같은 사이 소문난 절친
친구 한명 가정형편 어려워
둘 다 '수학여행 포기' 결심
담임 도움으로 어렵게 동행

'단짝 친구와 함께 떠난 마지막 수학여행…'.

안산 단원고 2학년 김모군과 홍모군은 세월호 침몰사고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기 전까지 친구들의 부러움을 살 정도로 알아주는 절친이었다.

매사에 늘 긍정적이고 이해심이 많았던 두 친구는 학기 초부터 자석처럼 붙어다녔고 말 없이 서로의 눈빛만 봐도 통할 정도로 우정을 쌓아왔다.

하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 수학여행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홍군의 말을 듣고 김군도 수행여행을 포기할 계획이었다.

김군은 아버지에게 수학여행을 가지 않겠다고 말하고 친구의 얘기를 전했다. 김군의 아버지는 그렇게 기다리던 수학여행을 포기하겠다는 아들의 말을 듣고 걱정도 했지만 부쩍 어른스러워진 아들을 대견하게 생각하고 흔쾌히 동의했다.

아버지는 다른 친구들이 여행 가 있는 동안 둘이서 재미있게 놀라며 용돈까지 쥐어줬다.

하지만 두 친구의 아름다운 우정을 전해 들은 담임 선생님의 도움으로 어렵게 수학여행을 갈 수 있게 됐고, 이것이 이들 우정의 마지막이었다.

김군은 수학여행 당일에도 인천항에 안개가 자욱해 수학여행 출발여부가 불투명했지만 부모님의 걱정을 덜어드리려고 쾌활한 목소리로 "잘 다녀오겠습니다"라며 안부 전화까지 했다.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았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떠났던 여행. 그러나 불과 며칠 만에 이들은 싸늘한 주검이 돼 돌아왔다.

친구를 위해 단 한 번밖에 없는 수학여행의 추억까지 포기했던 두 친구의 아름다운 우정. 이들의 우정을 하늘도 시기한 듯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항상 긍정적이고 웃음을 잃지 않았던 두 친구. 이들의 우정은 생을 마치는 그 순간까지 함께 했다.

지난달 25일 안산의 한 장례식장에서는 두 친구의 발인이 함께 열렸다. 영정 사진속에 비친 두 친구의 모습. 티 없이 밝게 웃고 있는 두 친구는 마지막까지 함께 하고 있었다.

김군과 홍군, 하늘에서도 함께 우정을 쌓기 위해 두 친구의 유해는 안산 하늘공원에 봉안됐다.

/박종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