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바닷속에서 좋아하던 간식이라도...'
 
지난달 28일, 팽목항 가족대책본부 앞 휴게실 천막. 한 실종자 가족이 의자에 '우리 아이들이 먹을 간식입니다'라는 문구를 써뒀다. 그는 평소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와 음료수를 함께 놓고 홀연히 사라졌다.
 
이후 간식 의자에는 매일 서로다른 종류의 음식이 놓여졌다. 누군가는 유채꽃이 담긴 화병을 갖다뒀고, 또다른 가족은 아이들이 춥지 않도록 점퍼를 둘러놨다. 

마치 구조된 아이들이 곧바로 뭍으로 올라와 입고 먹을 수 있도록 한듯 실종자 가족들이 마음을 모은 것이다.
 
간식은 부둣가에 제단을 만들어 수일째 학생들의 무사귀환을 빌고 있는 불일스님 곁으로도 번져갔다. 


피자, 시리얼, 치킨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이 제단에 계속 들어갔다. 일부 가족들은 이 음식들을 바다에 뿌리며 기적의 생환을 기도하고 있다.
 
또 가족들은 '나의 아들로 태어나게 해 미안하다. 다음 생에는 좋은 부모 밑에서 자라길 바란다'는 글을 제단에 공양하기도 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불일스님은 "처음에 실종자 가족 한둘이 가져다 준 음식으로 제단을 차렸는데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진도군청은 제단 옆에 새로운 책상을 마련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강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