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2시께 안산 단원고 희생자의 중학교 동창인 이모군은 안산 하늘공원 납골당을 찾았다. 한동안 말없이 서 있던 이군은 생전에 절친했던 친구와의 추억이 떠오르는 듯 눈가에 맺힌 눈물을 수차례 훔쳤다.
그렇게 30여분을 멍하니 있던 이군은 '친구야 보고싶다'라는 추모글과 함께 가슴에 부착한 노란리본을 떼 납골함에 붙여준 뒤 자리를 떴다.
이군은 "지금도 전화하면 반갑게 받아줄 것만 같은데, 먼저 하늘나라로 떠났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흐느끼며 울었다.
안산 하늘공원, 세월호 사고가 21일째에 접어들면서 유족이나 친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곳에는 고인들과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사진과 추모편지, 과자 등이 빼곡하다.
한 납골함에는 마술동아리 선후배들이 함께 쓰던 마술용 트럼프 카드가, 다른 곳에는 평소 딸 아이가 좋아하던 초콜릿 과자가 올려져 있었다.
어린 학생들의 사진은 지켜보는 모든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통기타를 치는 모습, 단짝 친구 3명과 함께 여행하며 즐거웠던 시간을 담은 사진은 보는 사람들마다 눈물을 흘리게 했다.
유족들의 애틋한 편지는 더욱 슬프게 했다. 한 어머니는 유치원 시절 찍은 아들의 사진 옆으로 '아들, 너무 무서워하지도 말고 외로워하지도 마. 엄마가 항상 아들 옆에서 지켜줄거야. 사랑한다 우리 아들'이라는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이재규·박종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