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선감 ↓·연료소모도 늘어
대다수 선박 덜 채우고 운항
세월호도 27% 가량만 채워
해경·항만청 등 "관할 아냐"
책임 미룬사이 선사 '멋대로'
세월호 침몰 사고의 원인이 평형수 부족으로 인한 복원력 상실(경인일보 4월23일자 1면 보도)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대부분의 여객선들은 평형수를 채우지 않은 채 운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또다른 대형 해상 사고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6일 세월호 침몰사고를 수사중인 검경합동수사본부는 화물적재와 평형수 관리를 담당하는 1등항해사 A씨가 "지난달 15일 세월호 출항 전에 밸러스트워터(평형수) 탱크 6개 중 3개에 평형수 580t을 채워넣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한국선급은 지난해 1월 선박검사 결과 세월호는 2천30t의 평형수를 채워야 복원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세월호는 기준의 27% 수준인 580t의 평형수만 채워 복원력을 상실했고, 침몰에 이른 것으로 합수부는 보고 있다.
항만업계는 그동안 세월호처럼 평형수를 채우지 않고 운항하는 여객선들이 많아 항상 사고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평형수를 채우면 무게중심이 낮아지면서, 복원력은 좋아지지만 승선감은 안좋아진다 "며 "이 때문에 여객선사는 평형수를 뺀 채 출항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여객선이 평형수를 유지하면 복원력은 좋아지지만 배의 흔들림이 심해지고, 평형수 무게만큼 연료소모량이 많아지는 것도 적정평형수를 기피하는 원인이라는 것이다. 화물을 많이 실으려는 욕심도 평형수를 채우지 않는데 한 몫 하고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적정평형수의 탑재여부를 관리·감독하는 기관이 없다는 것이다. 여객선사가 평형수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이유다.
그런데도 해경과 항만청, 해운조합 등 선박안전을 담당하는 기관중 적정 평형수의 탑재여부를 확인하는 기관은 단 한곳도 없는 실정이다.
해경과 항만청, 해운조합 등 관계기관들은 '적정평형수 검사 관할이 아니다'며 발뺌하고 있다. 해경은 평형수 관리는 선장이 총괄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인천항만청은 연안여객선의 선박안전은 해경이 맡고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화물적재량 등을 감독하는 해운조합 역시 평형수를 확인하지 않고 출항승인을 내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박의 복원력 기준에 맞는 평형수를 채우지 않을 경우 법적인 제재를 가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정운·김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