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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침몰]숨진 민간 잠수사 '특별한 봉사家' |
평소 차안 가득 잠수장비
생업 미룬채 팽목항 향해
모친·동생도 소문난 의인
"집안이 대대로 남을 돕는 일이라면 물불을 안가렸어요."
지난 6일 세월호 사고해역에서 실종자 수색 도중 목숨을 잃은 잠수사 이모(53)씨 가족의 봉사정신은 대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져 사람들을 더욱 숙연하게 하고 있다.
숨진 이씨는 남양주시 진접읍 장현리에서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던 평범한 50대였다. 이씨는 연일 강도높은 구조작업으로 잠수사 인력이 부족하다는 소식을 듣고, 생업인 식당문도 닫은 채 진도 팽목항으로 향했다.
고등학교 2학년인 둘째 아들과 같은 나이의 학생들이 변을 당했기에, 부모의 마음으로 현장에 달려갔다.
이씨의 부친은 해군 UDT 출신으로, 수난구조활동에 항상 발벗고 나섰다고 이웃 주민들은 말했다.
남을 돕는 일에 특히 적극적이었던 부친을 통해 이씨는 잠수와 함께 자연스레 인명구조에도 관심을 갖게 됐고, 이후 30여년간 다양한 구조현장에서 잠수 능력을 발휘해 왔다.
이씨의 모친 역시 평소 동네에서 김장 담그기 등 다양한 봉사를 실천하고 있고 이씨의 남동생도 남양주시에서 표창장을 받을 정도로 평소 봉사가 몸에 배어 있다.
이웃 주민인 유모(61)씨는 "이씨의 차에는 항상 잠수 장비로 가득 차 있었다"면서 "이씨는 한마디로, 남을 돕는 일이라면 물불을 안 가리셨던 분"이라고 안타까워했다.
7일 오후 이씨의 빈소가 마련된 남양주장례식장에는 지역 주민들의 조문이 줄을 이었다. 한 조문객은 "이씨 뿐 아니라 집안 사람들 전부가 하나같이 남을 돕는 일이라면 모든 일을 마다하고 나섰던 분들인데, 그런 사람을 왜 갑작스레 데려갔는지 하늘도 무심하다"고 말했다.
한편 남양주시는 이씨가 의사자로 지정될 수 있도록 절차에 맞게 추진할 방침이다. 이씨의 영결식은 오는 10일 오전 9시에 열린다.
남양주/이종우·황성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