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기상악화로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3km 앞 사고 해상에서 민.관.군으로 구성된 구조대원들이 감압챔버 등 최신 잠수장비가 갖춰진 언딘(UNDINE)사의 구조전문 바지선에서 구조작업을 협의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물살이 약한 정조기를 맞아 수색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파도에 가로막혔다.
 
세월호 침몰 사고 23일째인 8일 물살이 약해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파도가 높고 바람이 세 수중 수색은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오전 10시, 오후 2시를 전후해 입수와 퇴수를 반복하고 있지만 바지선에 물이 올라올 만큼의 파도 등 기상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사망자 269명서 멈춰
 
전날 오전 시신 1구를 수습한 뒤로 사망자가 나오지 않아 현재 사망자는 남자 151명, 여자 118명 등 모두 269명이다.
 
선체 안에서 228명이, 밖에서 41명이 수습됐다. 선체에서 수습한 34명을 뺀 나머지 235명은 구명조끼를 착용한 상태여서 초기 구조에 대한 아쉬움을 키웠다.
 
선체에서는 3층에서 38명, 4층에서 176명, 5층에서 14명이 발견됐다.
 
구조팀은 남은 실종자 35명 가운데 일부가 유실됐을 경우에 대비해 해상 수색의범위를 침몰지점으로부터 68㎞ 떨어진 보길도와 소안도까지, 항공수색 범위는 그 외곽인 80㎞까지 확대했다.
 
침몰지점을 중심으로 187.4㎢ 해역에 대해 해저 영상탐사를 했지만, 사망자로 추정되는 물체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밝혔다.

◇ 침통한 팽목항의 어버이날…김한길·안철수 대표 방문
 
어버이날인데도 팽목항에는 카네이션을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바닷가에는 실종자들의 귀환을 바라는 노랑 리본이 펄럭였다.
 
한 실종자 가족은 갓 열일곱이 되는 아들이 좋아하는 축구화에 얼굴을 묻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7시20분께 진도 실내체육관을 찾아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했다.
 
김 대표는 "가족 대부분이 시신 수습 전에 (배를)인양할 것을 걱정하고 있다"며"당 대책위에서 논의하겠다"고 기자들에게 전했다.
 
이에 앞서 팽목항에 마련된 실종자 가족대기소를 찾은 공동대표는 일부 실종자 가족으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두 사람은 팽목항에서 "어버이날 아침에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하는 마음에 찾아왔다"며 "어버이날을 맞아 가슴이 제일 아프신 분이 실종자 가족분들이라고 생각한다. 밤새 달려와 새벽녘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 세월호 침몰 12일째인 27일 기상악화로 수색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사진은 전날 오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3km 앞 사고 해상에 해양경찰 잠수요원들이 고속정을 타고 언딘으로 향하는 모습. /연합뉴스
◇ 뇌출혈 쓰러진 해경 항공대원 수술 후 의식회복
 
수색작업에 투입됐다가 뇌출혈로 쓰러진 인천해경 항공대 소속 정모(49) 경사가다행히 의식을 되찾았다.
 
정 경사는 전날 오후 10시부터 목포 한국병원에서 5시간가량 수술을 받고 나서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응급 수술을 통해 고비를 넘겼지만, 앞으로 2주는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병원측은 설명했다.
 
항공대에서 전파탐지기를 조종하는 헬기 '전탐사'인 정 경사는 전날 오후 8시 20분께 근무 교대를 하고 쉬던 중 두통과 다리 마비 증세 등을 보여 목포 한국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을 잃었다.
 

◇ 수사본부, 청해진해운 김한식 대표 체포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김한식(72) 대표를 체포했다.

수사본부는 전날 오후 10시께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날 오전 7시 15분께 경기 성남시 분당의 자택에서 김 대표를 체포했다.
 
목포해경으로 압송된 김 대표는 취재진이 심경을 묻자 "희생자 여러분과 유가족에게 죄송하다. 죽을죄를 지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에게는 업무상 과실치사, 업무상 과실선박매몰, 선박안전법 위반 등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본부는 대형 인명 피해를 낸 선사의 최고 책임자로서 안전의무 등을 위반, 참사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수사본부는 상무, 해무이사, 물류팀 부장·차장에 이어 청해진해운 최고 책임자인 김 대표까지 체포해 선사 관계자 5명이 사법처리 수순을 밟게 됐다.

김 대표는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 회장 일가의 수백억원대 횡령 및 배임, 조세포탈 등 혐의와 관련해서도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에 두 차례 소환돼조사를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