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새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이 8일 치러진 원내대표 경선에서 '여풍'(女風)을 과시하며 제1야당의 신임 원내대표 자리를 꿰찼다. 

이번 경선은 지난 3월 통합 후 부침을 겪어온 새정치연합의 향후 진로는 물론 김한길·안철수 '투톱'이 주도해온 당내 역학구도에 적잖은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당초 안갯속 판세라는 관전평이 많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박 의원이 1차에서 52표를 획득, 각기 20표 정도를 얻는데 그친 나머지 세 후보를 압도적으로 따돌렸다.

1차에서 28표를 확보한 노영민 의원이 친노(친노무현)·정세균계 등 범구주류와고(故)김근태 전 상임고문 계열인 민평련의 지원을 등에 업고 결선에서 역전을 노렸으나, 이변은 연출되지 않았다.

첫 여성 교섭단체 원내대표 기록을 세운 박 의원의 승리는 무엇보다 강한 원내리더에 대한 요구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새정치연합이 제1야당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박 의원의 정치자산인 높은 대중적 인지도와 개혁·선명성이 세월호 참사와 6·4 지방선거, 7·30 재·보선 등 정국에서 비교우위를 발휘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이 정견발표에서 "제가 그렇게 센 여자가 아니다. 눈물많은 여자다"라며동료의원들의 감성을 자극한 것이 현장 부동표를 흡수했다는 말도 나온다. 

▲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새 원내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정색 정장차림을 하고, 자신의 세월호 참사현장 방문을 화두로 정견발표를 시작한 것도 인상적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김·안 '신주류 연합군'과 친노·구주류간 계파 대리전 양상을 띠었던 이번 경선에서 박 의원과 신주류연합군간 '암묵적 연대'가 막판 승패를 가르는 변수가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른바 '김심'(김 대표의 의중)과 '안심'(안 대표의 의중)이 공개적으로 작동하진 않았지만, 김·안 체제를 떠받치는 신주류 그룹이 결선투표에서 박 의원 쪽으로 쏠렸다는 것이다.

신주류의 측면지원 흐름에는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 비서실장을 지낸 노 의원에 비해 박 의원의 계파색이 옅다는 점 등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1차 투표에서 노 의원과 최재성 의원으로 분산됐던 친노·정세균계 등 구주류도결선에서 어느 정도 결속을 과시했으나 10표 차이로 밀리면서 최종 세대결에서 밀렸다.

경선투표가 열린 이날 의원총회에는 전체 130명 가운데 이미 탈당계를 제출한 이용섭 의원과 전남지사에 출마한 이낙연 의원 등 2명을 제외한 128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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