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를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8일 조타실에 있다가 승무원들과 함께 구조된 필리핀 국적의 선상 가수 부부로부터 조타실에 있던 승무원 누구도 승객을 구조하려고 조치하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 사실 관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이들의 진술이 사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구속된 승무원들이 자신의 유불리에 따라 진술을 번복하거나 서로 엇갈리는 상황에서 이들 부부는 승무원을 제외하고는 사고 당시 조타실에 있던 유일한 생존자다.
그 때문에 사고 당시 상황을 객관적으로 진술할 수 있는 '제3자'라는 게 수사본부의 분석이다.
수사본부는 특히 이들이 조타실 뒤쪽에 있는 숙소에 머무르다 사고 직후 조타실로 이동해 화를 피한 점을 고려할 때, 사고 초기부터 구조되는 순간까지 승무원들의 행적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열쇠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조타실에는 선장과 항해사 등 운항 필수 요원만 들어가고 일반인은 출입이 엄격히 제한된다는 점 등으로 미뤄 승무원들이 자신들과 친한 필리핀 가수 부부에게만 침몰 사실을 알려 가장 먼저 구조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