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24일째.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아직까지 온 국민의 가슴은 새까맣게 멍이 들어 있다. 안타까운 죽음 앞에 눈물조차 말라버렸고, 먹먹한 마음만 한없이 커져 간다.

사고 이후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비는 염원을 담은 노란 리본이 온·오프라인을 뒤덮고 있고, 국민들의 간절한 소망은 거리의 촛불기도회로 이어졌다.

또 참을 수 없는 슬픔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한 개인과 단체들은 안산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을 하거나, 물품 기부와 성금 모금 등을 통해 슬픔을 나누고 있다.

특히 어려울 때일수록 마음을 모으고 이웃과 함께 아픔을 나누는 상부상조의 전통을 가진 민족성은 자원봉사로 이어지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사고 직후 당연한 듯 진도실내체육관으로, 팽목항으로 모여들었고 또 희생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학부모 등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자원봉사자들은 안산시 곳곳의 장례식장으로 달려갔다.

이들은 마음이 아파 아무 것도 먹지 못하는 유족들의 식사를 챙겨주는가 하면, 속옷과 이불 등을 세척해 주는 등 모든 허드렛일을 자청하며 아픔을 공유하고 있다. 또 빈소가 마련되면 유족을 대신해 조문객까지 대신 맞는 등 모든 과정을 유족들과 함께 하고 있다.

이들 자원봉사자는 진도와 안산 등을 합쳐 지난 6일 기준 1천309개 단체에서 연인원 2만여명이 참여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하루이틀씩 다녀간 가족 단위의 자원봉사자들도 많아 실질적인 봉사자 수는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연휴기간에는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반납한 채 진도로, 안산으로 달려가 팔을 걷어붙인 채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했으며, 거기에 더 많은 사람들은 직장에 휴가를 내거나, 생업을 잠시 접어둔 채 자원봉사를 하며 마음을 나누고 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너무 슬퍼 참을 수 없다"는 것이 자원봉사자들의 한결같은 마음이다.

슬픔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잦아든다. 아무렇지 않을 수 없는 너무나도 큰 슬픔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마음의 상처는 아주 조금씩은 아물 수 있을 것이다. 이웃이, 또 국민 모두가 함께 슬픔을 쪼개고, 나눠 분담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김대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