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제자들과 저 곳에서 편히 쉬세요…."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끝까지 제자들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고(故) 이모 교사의 발인식이 8일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제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치러졌다. 오전 7시30분께. 장례식장에는 이른 아침임에도 선생님의 마지막 가는 길을 보려는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학생들은 평소 친구같이 다정했던 이 교사를 위해 하얀 국화로 만들어진 조화 바구니에 '바다의 킹왕짱, 선생님 사랑해요'라는 글귀를 넣어 그를 추억했다.

이모(18)군은 "선생님은 제자들을 마지막까지 지키려고 안 나오셨을 것이다. 선생님이 그냥 멀리 여행갔다 다시 오실 것만 같아 지금도 돌아가셨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흐느꼈다.

2학년 교무부장이었던 고(故) 박모 교사의 발인식도 이날 이곳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10명이 넘는 단원고 학생들도 등교를 잠시 미루고 박 교사 곁을 끝까지 지켰다.

제자였다는 한 학생은 "선생님은 평소에도 책임감이 강하셨던 분이다. 아이들 얘기를 들어보니 사고 직후 한시도 학생들 곁을 떠나지 않고 아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노력하셨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어버이날인 이날 박 교사의 어머니는 차마 아들이 전해주지 못한 빨간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고 아들의 이름을 목놓아 불렀다. 

한 동료 교사는 "이렇게 돌아가시기엔 정말 아까운 분"이라며 "마지막까지 참교육을 실천하고 제자들과 함께 떠나셨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재규·공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