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의 희생자 유족들이 안산 합동분향소에 안치된 영정사진을 갖고 서울 KBS 본사를 항의 방문했다.

KBS 보도국 김시곤 국장은 지난달 말 회식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라고 발언한 사실이 전국언론노조를 통해 알려지면서 유가족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8일 오후 3시 50분께 KBS보도본부장, 취재주간 등 간부들이 안산 합동분향소를 찾아 사과의 뜻을 밝히려 했지만, 유가족들의 거센 항의에 밀려 헌화도 하지 못한 채 한 간부만 유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텐트로 끌려갔다.

특히  유가족들은 김시곤 국장의 발언에 대해 방송사 사장과 보도국장의 사과를 요구했지만, KBS 측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이날 오후 8시50분께 80여개의 영정사진을 버스 4대에 나눠 싣고 KBS여의도 본사에 항의방문하기 위해 출발했다.

KBS 측은 유족들에게 김시곤 국장이 직접 올 것이라고 설득했지만, 약속했던 오후 8시 30분까지 김시곤 국장이 도착하지 않았다.

유가족 측은 "방송사 간부라는 사람이 세월호 사고를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게 말이나 되냐"며 "안그래도 억울한 사람에게 공영방송인 KBS가 이런 식의 반응을 하다니 너무 속상하다. 자기자식이라고 생각하면 그럴 수 있겠나"라고 울분을 토했다. 

/공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