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그리스 평가전 명단 유사
부상소식 박주호 결국 제외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을 견인할 2014 브라질월드컵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홍 감독은 8일 오전 11시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2014 브라질월드컵'에 참가할 23명의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다.

예상대로 봉와직염 치료를 위해 귀국한 박주영(왓퍼드)을 비롯해 기성용(선덜랜드)이 이름을 올렸고 올림픽 사상 첫 메달을 땄던 구자철(마인츠),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정성룡(수원 삼성) 박종우(광저우 푸리) 등 2년 전 런던올림픽 주역들도 이름을 올렸다.

홍 감독이 종종 언론을 통해서 기존 대표팀과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와 같이 깜짝 발탁은 없었다. 지난 3월 그리스와의 평가전 명단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대표팀 선수단 명단을 꼼꼼히 보면 홍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치밀한 계산에서 결정됐음을 알 수 있다.

박주영은 경기 감각에 있어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나 골결정력을 높이기 위해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홍 감독은 박주영이 갖고 있는 풍부한 국제 경험에 높은 점수를 줬다.

하지만 박주영의 컨디션이 좋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제공권이 좋은 김신욱(울산 현대)과 이근호(상주 상무)를 선발해 대체 카드를 준비했다. 또 국제 경험이 부족한 김신욱과 이근호를 보완하기 위해 해외파 구자철을 선발해 2선 공격진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대표팀 합류가 예상됐던 박주호는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지만 소속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윤석영을 선발했다.

박주호는 측면 수비와 측면 미드필더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지만 부상이 완쾌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이명주도 마찬가지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소화할 수 있는 이명주는 K리그에서 9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으나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는 구자철, 이근호, 김보경(카디프 시티)보다 우위에 있지 못하다.

또한 기성용, 하대성(베이징 궈안), 한국영(가시와 레이솔)이 버티고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 진영에서도 마찬가지다.

홍 감독은 포지션 중복 등으로 인해 이명주를 포기하는 대신 수비 성향이 강한 한국영이 경고 누적 등으로 결장하는 걸 고려해 박종우(광저우 부리)를 선택해 전술적인 부분을 강화했다.

홍 감독은 "역대 월드컵 대표팀 중 최강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최고의 팀이 되기 위해 준비하겠다. 연령에 비해 경험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시기에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