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마음이 아플까봐 카네이션을 자제했지만, 그래도 어버이날이라…."

안산 합동분향소 새하얀 국화 더미 사이로 빨간 카네이션 한 송이가 활짝 피었다. 카네이션은 안산 단원고 학생들과 함께 합동분향소에 영정을 모신 일반인 탑승객의 것으로 추정된다.

어버이날을 맞았음에도 아이를 잃은 부모들의 가슴을 후벼팔까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빨간 카네이션 대신 노란리본을 가슴에 달고 있었다.

그러나 일반인 탑승객 희생자의 자녀들이 어버이날을 맞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듯 이른 새벽 카네이션을 헌화한 것으로 보인다. 하얀색 국화꽃으로 뒤덮인 분향소에 빨간색 카네이션 한 송이는 너무나도 눈에 띄었다. 합동분향소에는 현재 학생 198명과 교사 5명, 일반 탑승객 26명 등 229명의 영정이 모셔있다.

노란리본을 가슴에 단 수많은 조문객들도 제단 앞에 유독 눈에 들어오는 빨간색 카네이션을 보며 눈물을 훔쳤다.

합동분향소를 찾은 조문객은 이날까지 26만명을 넘어섰다. 임시분향소를 합하면 모두 44만6천여명이 조문을 다녀갔다.

한편 분향소 입구에서는 단원고 희생자 부모들이 하얀 마스크로 입을 가린 채 '내 아이 보고 싶어 피눈물납니다', '제발 마지막 한 명까지 찾아주세요'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이어갔다.

또 분향소 출구 양쪽에 설치된 테이블에는 희생자·실종자 조기 수습과 사고 진상 규명을 위해 특검과 청문회를 열자는 내용의 서명운동이 나흘째 이어졌다.

/공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