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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 11일 오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 내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한 추모객이 무릎을 꿇고 희생자의 안식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임열수기자 |
이틀째 세월호 수색 중단
29명 실종자 가족 망연자실
비오는 분향소 추모객 줄고
영정 70위 들고 靑 항의방문
곳곳 '빈자리' 마음 아려
세월호 침몰 사고 해역에 거센 바람이 몰아치는 등 풍랑주의보가 내려지면서 수색작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초 두 번째 소조기에 수색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상악화로 오히려 이틀째 수색이 중단돼 남은 29명의 실종자는 아직도 깊은 바닷속을 헤매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의 애타는 마음도 외면한 채 심술만 내는 무심한 날씨 탓에 안산에 차려진 정부 합동분향소는 점점 고요해지고 있다.
11일 오후들어 계속 비가 내리면서 안산 화랑유원지에 차려진 정부 합동분향소에는 눈에 띄게 분향객이 줄어든 모습이었다. 주말 이틀간 분향객은 3만여명으로 지난 5일 어린이날 하루 동안에만 4만2천여명이 다녀간 것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수일째 실종자가 추가로 발견되지 않으면서 발인식도 줄어들었다. 발인을 마친 희생자 가족들은 추가 인양 소식이 없자 남은 실종자 가족들을 걱정하며 애를 태우고 있다.
지난 10일부터는 사고 해역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져 수색이 전면 중단돼 이틀째 아무런 수색 성과가 없는 상태다. 게다가 침몰 25일째인 세월호는 증축된 객실 등에서 붕괴가 진행되면서 사고 위험이 높아져 잠수사들도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안산의 유족들은 기대했던 소조기 마지막 날을 허무하게 날려버렸다는 생각에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 8일 밤 유족들이 분향소에 있던 영정 70여위를 들고 KBS와 청와대 등을 항의 방문한 이후 9일 오후까지 분향소 곳곳의 영정이 빠져 분향객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또한 일부 유족들은 분향소에서 영정을 아예 내렸다. 박모(17)군 등 2명의 유족은 '장례 축제처럼 느껴지는 곳에 아이를 둘 수 없다'며 지난 5일 영정을 철수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대표단 관계자는 "최근 새로 모시는 영정이 3~4위에 불과한 상황이다"라며 "진도에 있는 실종자 가족들 생각에 가슴만 먹먹해진다"고 울먹였다.
한편 유족대표단은 모든 가족의 의견이 합치될 때까지 안산 문화광장에서 열리는 촛불문화제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이재규·강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