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결제수단으로 주목받는 앱카드(앱형 모바일카드)가 명의도용을 통한 부정발급으로 이용자 수십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최근 자사 앱카드를 이용하는 고객 53명이 금전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 300건이 접수됨에 따라 이 사실을 지난 5월 초 경찰청과 금융감독원에 자진 신고했다.

지난해 5월 도입된 앱카드에 금융사고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번 명의도용 사고로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액수는 6천만원에 달한다.

삼성카드는 자체 조사를 벌여 이번 명의도용 사고는 기본적으로 스마트폰 스미싱(문자메시지와 피싱의 합성어)에 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자메시지를 받은 고객이 메시지에 있는 인터넷 주소를 클릭하면 악성코드가 설치돼 개인·금융 정보가 빠져나가는 방식이다.

스미싱 일당은 아이폰을 통해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며 11개 게임사이트를 통해 고객 돈이 빠져나가는 현상이 삼성카드 부정사용방지시스템(FDS)에도 지난 4월에 포착됐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개인정보를 빼내 다른 스마트폰에 앱카드를 개설하고 이를 결제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이후 스마트폰에 대한 인증 절차를 강화하고 피해가 발생한 인터넷 게임사이트에 인증 제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증절차 강화로 현재 추가 피해사례는 발생하고 있지 않다"며 "피해 고객에게는 피해 사실을 알리는 동시에 신용카드 사용 중단과 재발급 조치를 취했다"고 덧붙였다.

삼성카드는 이번 금전 피해를 당한 고객에게 전액 보상할 방침이다.

올해 초에 사상 최대의 카드 정보가 유출되면서 일대 곤욕을 치른 카드업계는 이번 앱카드 명의도용에 의한 부정 발급으로 또다시 비상이 걸렸다.

앞서 농협은행과 5개 전업계 카드사(KB국민, 롯데, 삼성, 신한, 현대)는 그간 앱카드를 공동 개발하고 감독기관의 승인을 얻어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상용화한 바 있다.

전체 카드업계의 작년 9월 앱카드 하루평균 결제액은 10억원에서 3개월 뒤 95억원으로 수직 상승할 만큼 앱카드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금감원은 다른 카드사 앱카드에도 같은 피해사례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긴급조사에 착수했으나, 유사 피해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고가 일어난 경위에 대해서는 추정할 뿐이어서 내일 카드업계 임원들을 소집해 원인을 분석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