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월호 참사. 사진은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의 책상 위에 국화 꽃다발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
작곡가 박근태씨 완성 도와
"항상 마음만은 그대곁에…"
가사 읊던 아버지 끝내 눈물
"많이 힘든 그대... 힘이 든 그댈 안아주고 싶어요"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 고(故) 이다운 군이 작사·작곡한 곡 '사랑하는 그대여'의 일부다. 이군은 생전 가수를 꿈꾸던 학생으로 지난해 가을, 여자친구를 위해 이 노래를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군은 곡을 세상에 내놓지도 못한 채 하늘나라로 떠났다.
이군은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학생이었다. 독학으로 배운 기타실력으로 3개월 만에 밴드부 보컬을 할 정도로 촉망받는 '예비스타'였다.
이군은 여름철만 되면 아버지(42)와 함께 개천변으로 기타를 둘러메고 나가 공연을 펼쳤다. 친구들에게는 기타와 노래를 가르쳐주는 음악선생님 역할을 자처해 인기만점이었다.
하지만 이군과 그 친구들은 모두 싸늘한 주검이 돼 돌아왔다. 결국 이군의 가족들에게 남은 것은 '사랑하는 그대여'라는 미완성 노래뿐. 가족들은 이군의 육성파일이 담긴 노래를 휴대전화에 담아 매일 매일 듣고 있었다.
이에 이씨는 아들의 못다핀 꿈을 대신 이뤄주기로 했다. 다행히 곡은 초입부와 후반부를 제외하고는 보존 돼 있었고, 이 소식을 전해들은 유니버셜 뮤직의 작곡가 박근태씨가 나머지 부분을 다듬어 완성했다.
가족들은 이군이 가장 좋아했던 가수 남성 2인조 그룹 '포맨'의 신용재씨가 불러주기를 바라고 있으며, 이미 신씨의 소속사인 해피페이스 엔터테인먼트에 이같은 요청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아들은 평소 기타연주와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고, 스스로 작사·작곡을 했다"며 "가수가 꿈이었던 다운이는 연예기획사 오디션에도 응시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나는 잠도없이 그대 생각만 하죠', '그대의 어깨를 주물러 주고 싶지만', '항상 마음만은 그대곁에 있어요' 등 가사를 읊던 이씨는 "아들의 노래는 남은 가족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같다"며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한편 이군의 자작곡은 '사랑하는 그대에게(가제)'라는 곡명으로 곧 공개될 예정이다.
/이재규·강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