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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침몰 사고 20일째인 5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 내 정부 공식 합동분향소 앞에서 세월호 희생 학생 부모들이 사흘째 '침묵'을 의미하는 하얀 마스크를 착용한 가운데 '제발 마지막 한 명까지 찾아주세요', '나약한 부모에게 힘을 주십시오', '제 아이가 웃을 수 있게 진실규명 바랍니다'라는 글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
평택대학교 피어선심리상담원장 차명호 교수는 "유족들의 분노는 희망을 좌절로 바꾼 정부의 행정과 진심으로 자신들과 함께 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것으로, 정부와 국민이 장례식 이전까지는 많은 관심을 쏟고 있으나 이후 이들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상황에서 언론의 관심이 줄어들고 잊혀질 경우 유가족들은 더 큰 좌절감과 분노를 느끼게 돼 극단적인 결심을 하는 단계까지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유가족이 슬픔과 아픔을 털어낼 때까지 친인척이나 가까운 지인이 함께 거주해야 하며, 정부는 심리적 고통을 순차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집중적인 심리치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가 이들에게 어떤 예우를 할 것인지, 이 사회가 기억하기 위해 추모비를 어떻게 건립할 것인지, 국가안전기록관을 세워 이들을 기억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해 유가족과 함께 협의해 나가면서 결코 홀로 있지 않음을 알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가에 대한 신뢰상실과 국가의 필요성에 대한 도전을 해결해야 한다.
추모비를 세우고 국가안전기록관 설립은 물론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재난에 대한 가장 엄격한 기준, 높은 대응태세를 만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 교수는 "유가족들이 지키고 있어야 세상이 변한다"며 대한민국이 변화하는 것을 지켜봐 줄 것을 유가족들에게 당부했다.
지난 11일 오전 유족 A씨가 합동분향소 나무 밑에서 허리띠로 고리를 만들고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해 가족에 인계했으며, 9일 오후에는 유족 B씨가 약물 과다복용으로 집에서 쓰러져 있다가 인근에 사는 다른 유족에게 발견돼 목숨을 건졌다. /연합뉴스